★해병대 부사관 글/하교236기 원태운

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2) 가입소 기간

머린코341(mc341) 2019. 9. 22. 17:54

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2) 가입소 기간


(2)가입소 기간

 

가입소 기간 은 하후생 으로써 교육받을 신체적 육체적 자질이 있는가에 대해 검정하는 단계로 신체검사와 체력검정으로 크게 나뉜다. 대략 이 기간에는 10%-15%가량 귀향 조치를 하게 된다. 우리 236기 동기들은 4개월 만에  모집한 기수임에도 140명 중 40명여 이 넘는 인원이 각종 질병으로 인해 귀향 조치를 당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교관들이 "집에 갈 사람 나온 나 후회하지 말고"라는 입바랜 소리에 자청해서 나가는 이들도 십여 명이나 되었다. 기껏 와놓고 집에 가다니... 한심할 뿐이었다.(아니면 현명할 수도... ...)


가입소 기간은 아직 민간인 신분인지라 교관들은 그나마 상당히?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었다. 귀향 조치 자들은 곧바로 하사관 교육대대를 떠나게 되는데 귀향 대상자의 경우 다시금 민간인으로 취급하여 교관들이 존댓말을 써주는 것이 색달라 보였다.


요즘처럼 울고불고 애원하는 인원은 없었던 거 같았다. 단지 이 당시 귀향 되었다가 한, 두기 수 후에 재입대 한 지원자들이 십여 명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입소 기간 동안에는 또 1사단 영내 안에 있는 해병 박물관(해룡 박물관/1998년 신축하여 해병대 포항 역사관 이라 불림) 을 관람하게 되는데 마침 인근 여고생들이 견학을 오게 되어 장사진을 이루었다.


▲해병 포항 역사관 앞 야외 전시관 전경(2007년) / 해병대 1사단 영내에 있다는 점 민간인이 손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점 이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연간 20여만 명이 관람을 하는 곳이다. 물론 해병대 현역, 예비역이 그리고 그 가족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의외로 학생들 견학도 많이 오는 곳이다. 해병대 행사가 있을 때는 하루 2만 명 이상이 방문을 하기도 한단다.


이동 간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동기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는데 고아나 부모님이 이혼으로 인해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온 이들이 많았다. 나이들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나의 또래 들도 있었지만 거의가 한 살에서 두 살이 많았으며 24살인 동기들도 있었다.


지원 동기들은 가지각색이었는데 특전사에서 귀향 조치 당한 놈이 한 명 있었는데 얼마나 이빨을 푸는지 가장 시끄러운 넘이였다. 끝내는 이곳에서도 귀향 조치를 당해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귀향 조치자가 가려지면 체력검정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런 체력검정은 귀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교육생들의 체력을 교관단에서 판단 그 평균치를 교육훈련에 반영을 하게 된다.


종목으로는 10미터 왕복달리기, 4킬로, 윗몸일으키기, 턱걸이, 팔굽혀펴기, 공 던지기, 제자리 뛰기 등으로 기억한다. 체력검정에서는 지원자들 간의 왠지 모를 경쟁심이라는 것이 있는데 다들 말은 안 해도 이를 악물고 하는 편이였다.

기록은 물론 개인차라 잘하는 동기들도 있고 기록이 저조한 동기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록은 현재로선 무의미했다.

내일은 입교식이  있는 날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자기 전 순검이라는 것을 했다. 하사관 학교 교육훈련 일지에는 분명 10시 취침이라고 쓰여 있지만 지금 시간은 11시 30분이다....


오늘 순검 착안상 은 가입소 기간 중에 배운 군가 테스트였는데 개인별로 테스트를 하던 차였다.


벌써 입대한지 3일이 지났다. 처음 보는 동기들과 지낸지도 3일이 되었고 담배를 못 핀지도 3일이 지났다. 물론 여자를 못 본 지도...

(계속)

①순검


다른 군에서 점호라고 칭하는 것으로 해병대에서는 순검이라 하며 그날의 최종 과업이라 명합니다. 이 시간에는 각종 암기 테스트와 함께 위생상태 점검, 내무실 정리 정돈 상태, 명일 있을 과업 준비에 대한 확인 절차 등 여러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순검에 관한 내용은 차후에 다시금 다루도록 하겠으며 일부 예비역들의 잘못된 순검 이야기(실제 그런 일이 없거나 와전되었거나)가 인터넷 등에 떠돌며 이로 인한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는 해병대 2사단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해 현재 해병대에서는 순검이라는 용어가 사라진 상태이며 점호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훈단 순검 (90년 초반)


②순검 착안상


아침에 교관들이 오늘의 순검 착안상이라 일러주는 것이 있는데 하루하루 다르며 보통 훈련 전, 후는 개인 병기 상태 점검과 위생 순검, 내무실(세면장,화장실) 정리 정돈, 암기 상태가 보편적으로 이루어집니다.


③병아리 또는 단풍 하사


하후생(지금의 부후생)들은 흔히 단풍 하사 또는 병아리라 불리워 지는데 이런 이유는 계급장에 V 자가 빨간색이라 단풍잎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고(예전에는 교육훈련단 교육 후 실무에서 하사 계급장을 달았음) 병아리는 훈단에서 하후생들이 D.I 명령에 졸졸 따라다닌다고 해서 실무 부대원들이 흔히 불렀던 명칭


④바느질

지급받은 전투복(전투복,실잠바)과 팔각모 철모에는 명찰과, 교번, 계급장을 바느질로 꽤메야 되는데 사회에서 바느질하다 온 사람들이 몇이나 있겠는가? 국민학교 때 가정 시간에 단추 꿰매는 정도의 바느질을 해본 것이 전부인 나로서는 바느질이 상당한 곤욕? 이기도 했다.


교관들은 전투복 포켓과 명찰 사이 간격 교번 위치 계급장 위치까지는 물론 명찰, 교번, 계급장에 실밥 간격과 개수까지도  규격화해서 이날 순검 착안상으로 명시했다.

과업은 과업대로 진행을 하고 순검 청소 후 불과 30분 이내 바느질을 끝내야 하는 상황 그럼에도 한 번에 합격한 동기들이 몇 명 있기도 했다. 하지만 거의 90%는 한 시간마다 재검을 받아야 했다. 

[아이언맨 블로그]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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