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PART 1 기본반 (3) 고달픈 식사시간
입교식 & 신고식(고달픈 식사 시간)
5일간(수~일요일)의 가입소 기간이 끝나면 입교식(월요일)이 이루어진다. 하사관 학교 입교식은 의외로 간단하게 끝났는데 몇 해 전에 직접 본 신병 입교식에 비하면 아주 간소하게 행해진 것 같았다. 입교식에서는 교육훈련단의 높으신 분들이 많이 참석하셨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인가
입교식 이후 우리는 소대장님의 지시에 따라 식당으로 이동을 했다. 소대장님의 "입장"이라는 구령에 맞추어 일개 소대씩 식당을 들어서게 되는데 우리는 어김없이 또 지적을 받았다.
#하후생수칙 : 교관들에게 절대 꼬투리 잡힐 일 하지 말라!
#D.I 수칙 : 무슨 꼬투리 라도 잡아서 지적하라!
물론 이는 정식 규정화된 수칙은 아니지만 그 당시 우리 동기들이 보는 입장은 이러했다.
어렵사리 식당은 들어 같지만 우리는 또다시 통제와 통제를 받는다. 개인에게 지급되는 한 개의 츄라이(식판)를 양손에 들고 눈높이와 일직선이 되게 하여 항상 걸어야 되었다. (모든 보행은 직각 보행) 그리곤 배식 받을 곳에 당도해서는 방위병들이 퍼주는 밥과 반찬을 받아 자리에 앉아야 했다. (물론 가입소 기간과 입교 첫날에만 방위병들이 퍼주었고 둘째날 부터는 식사 당번이 정해줘 배식만은 동기들이 돌아가면서 했다.)
▲해병대 하사관 학교 또는 하사관 교육대대라 칭했다. 보통은 세 기수가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데 우리 기수는 4개월 만에 모집된 기수라 하 234기 선배들은 보지 못했고 바로 위 하 235기 선배만 훈단에서 보았다. 해병대 하사관은 한기수가 2개월 차인데 우리 기수는 지원율 저조로 인해 4개월 만에 모집된 최초의 기수이다.
소대별로 자리에 앉은 우리는 앞만을 주시하고 각을 잡고 있었고 마지막 동기가 배식을 받아 식탁에 앉는 순간 가입소 기간 내 상당한 포스를 보여주신 소대장님이 식사 구호에 대해 다시금 설명을 해주었다.
"여러분들이 식사를 할 때는 앞에 소대장의 지시에 의해서만 숟가락 듭니다. 본 소대장이 식사 시작~~!이라고 말했을 시 여러분들은 복명복창 식사~시작이라고 말하고 곧 이여 나는 가장 강하고 멋진 해병대 하사관이 된다. 악! 감사히 먹겠습니다!라고 한 뒤에 식사를 시작합니다. 알겠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해병대 하사관 후보생 236기 식사~~~~~~~시작!"
"식사~시작 나는 가장 강하고 멋진 ........"
어디선가 날라오는 추라이 하나
"목소리 봐 이거 장난해 이래 가지고 하사관 되겠어 이거~~! 90명이 이거 하나 딱딱 못 맞추나 다시 식사 시작!"
"식사 시작 나는 가장 강하고......"."꽝~~탕그랑~~~~"
또다른 소대장님이 테이블 위로 올라와 츄라이를 발로 차면서 식당 안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곤 우리를 응시했다.
잠시 후
"여러분들 이런 식으로 하면 곤란해 여긴 군대란 말이지~~! 식사 끝 1분 전!"
우린 소대장님의 갑작스러운 말에 분위기 파악이 안되는 상황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곧이어 "식사 끝 30초 전" 이제서야 상황 판단이 된 동기들은 좀 전에 소대장님이 발로 차 테이블 위에 흩어진 밥과 반찬을 허겁지겁 주워 먹기 시작했다.
그 순간"식사 끝!" 교관의 식사 끝이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몇 명의 동기들은 테이블 위의 음식을 손으로 주섬주섬 먹고 있었다.
"동작 그만!"
"동작 그만!"
"236기"
"예 000 하후생 000"(전체 / 각자의 교번과 관등 성명)
"지금 장난해!"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여기가 어딘지 왜 왔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오늘 입교식을 한 새끼들이 그것도 하사관 후보생이라는 새끼들이 뭐 하는 짓이야!"
"너너너너 나와"
식사 끝이라고 한 후에도 밥을 주섬주섬 먹었던 동기 4명은 소대장님의 호명에 뛰어나갔다. 그리곤 그 동기들을 향해 4명의 소대장님들은 누구 할 것 없이 피식 웃음을 짓더니만.... 주먹을 한번 쥐었다 펴더니 가히 인간 샌드백을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를 우리에게 선보였다.
"236기"
"예 000 하후생 000"(전체)
"오늘 첫날부터 이러면 곤란해 안 곤란해"
"... ..."
"아직도 분위기 파악 안 되나?!"
"아닙니다"
"말똥 같은 목소리 계속해서 낼 거야 너희들 귀에는 안 들리지"
"아닙니다"
"그럼 들리는데도 말똥 같은 목소리 계속해서 낸다는 거지"
"아닙니다"
"좋아 좋아 너희들이 그럴수록 너희들만 피곤해지는 거야... ... 한번 보겠어 총원 식당 앞 사열대 3열 횡대 헤쳐모여! 시간은 10초 9! 8! 7! 6!~1! 동작 그만"
"동작 그만"
"나가는 속도 맘에 안 들어 앞으로 취침"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뒤로 취침"
"뛰어나가는 속도 한 번 더 본다 알겠어"
"예!"
"식당 앞 사열대 5열 종대 헤쳐모여 시간은 10초야!"
좁은 식당문을 90여명이 나가는 것도 힘든 상황인데 10초 안에 사열대 앞에 전원 집합까지 해야 되는 상황
"236기 자기만 살려고 동기들 밀치고 난리다 거지"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정신 안 차리지!"
이미 십여 번 이상을 식당 안과 사열대를 오간 우리의 정신줄은 온데간데없다.
"10초야! 해병대는 될 때까지 하는 거야!"
"예 알겠습니다."
그 뒤는 설명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짐작할 거라 생각 든다.
(인간이란 참 신기하다. 10초 안에 90여 명이 식당 밖으로 나가는 것도 불가능한 미션이었는데 사열대 집합까지 10초 안에 되더라 정말 되더라!)
입교식이 있던 첫날! 우리는 가입교 기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대우?를 받으면서 입교 신고식을 치렀다. 하루가 마치 1주일이 된 것 마냥 말이다. 밥 하나 먹는 것도 이렇게 힘드니 앞으로 24주간의 이곳 생활이 순탄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금일(오늘) 현재 시각은 11시가 넘었다. 산천초목도 동작 그만이라는 해병대 순검 움직임조차 허용이 불허하고 눈알 굴리는 소리까지도 허용을 하지 않는다.
순검의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눈에서 눈물을 흘려야 된다는 것인데 눈물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은 눈알을 굴렸다는 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해 소대장님들이 아주 친절하게 물리적 힘을 가해 눈물이 주르륵 나오도록 서비스해주신다.
오늘의 순검 착안상은 각종 암기 사항을 개인별로 테스트 중이다. 한 번에 테스트를 합격한 동기들도 있지만 버벅거리거나 암기 사항에 대한 인지가 전혀 되지 않아 가혹한 현실을 맛보는 동기들도 있었다.
오늘 중으로 끝날 수 있을는지... ...
계속... ...
①마지막 방위
하사관 교육대대 방위병들은 하후생들의 식사와 행정 보조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 방위병들과의 추억은 별로 없는데 한 가지 기억하는 건 배고픈 하후생들을 위해 퇴근 전에 김치볶음밥을 조금씩 해서 츄라이 보관함에 한,두릇 정도 두었다. 이를 미리 알리 없는 동기들 이였지만 식사 당번 조들이 청소를 하며 이를 알게 되었고 식사 당번 조들끼리 몰래몰래 인계사항을 내려 방위병들이 만들어 숨겨둔 볶음밥을 먹기도 했다. 이유야 어찌 됐던 교육생이라는 것을 미리 경험한 이들이라 하후생에게 해줄 수 있는 하나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②D.I (Drill Instructot)
해병대 훈련 교관으로 전원 하사관으로 이루어줘 있으며 신병교육과 하사관 교육을 담당한다.(장교 교육은 장교 D.I가 따로 있다.) 실무경력 2년 이상의 하사를 대상으로 까다로운 서류검사(하후생 성적이 상위권이 되어야 이마저도 서류검사자에 해당이 된다. 하후생 때 성적이 좋지 않으면 꿈도 꾸지 마시길) 와 교육훈련단에서 해당 면접자의 부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직접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 대상자는 사령부에서 직접 공문이 예하 부대로 내려가기 때문에 최대한 협조를 해야 한다.
이후 그해에 가장 추운 달에 6 주간의 D.I 교육 과정과 4주간의 임무수행능력 과정을 포함 10주 과정을 통해 최종 선발을 하는데 해병대에서 가장 혹독한 훈련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D.I 출신들은 타 부대로 전출을 가더라도 상관없이 진급 일 순위이다. 무엇보다 해병대를 만들고 키우는 임무로 인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D.I 출신들이 실무에서 보면 그 어떤 병과 직책을 맡고 있는 부사관들 보다 책임감이 뛰어나다고 보아진다.
[아이언맨 블로그]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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