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PART 1기본반 (5) 빵빠레 그 서막의 시작!
(자정이 한참 지난 시간)
'아 모기! 모기! 모기 ~!'
흔히 군대 모기를 전투 모기라고 부른다. 군화도 뚫고 들어와 이렇게 쏘니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소대장님들은 우리가 모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게 좋은지 연실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어이 ~! 모기도 너희들 보다 낳다.!"
모기는 성충이 되었을 때 수명이 대략 1~2개월 정도라고 한다. 우리를 물고 빠는 저놈의 모기들은 적어도 포항 제2훈련단 생활은 우리보다 한, 두주는 빠를듯싶다. 모기도 저렇게 적응을 잘하며 생활하는데 우리 동기들은 이 새벽 시간 어김없이 소대장님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21시간전)
금일은 조별과업 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236기 여러분! 이제 군 입대 한지도 2주차야 근데 하는 행동 하나하나 보면 아직까지도 여러분은 군 입대 전의 모습과 다를게 없어 우리가 여러분들을 그렇게 가르쳤나!"
"아닙니다!"
"말똥 같은 목소리인데 그것밖에 안돼~!"
"아닙니다~!"
"봐! 목소리 하나도 소대장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래 가지고 군인이라 하겠어! 해병대 하사관이라 하겠어~! 하사관 교육대대 총 병사 떠나 총 병사 떠나!"
요 며칠간 우리는 빵빠레로 인해 죽을 맛이었다.
담당구역 청소상태 불량, 식당 군기 상태 불량, 내무실 정리 정돈 불량, 과업 상태 불량, 목소리 상태 불량등 하나라도 해당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낮이나 밤이나 새벽이나 우리들은 과업시간 이후에도 하사관 교육대대 연병장을 방인 양 쓸고 다녔다.
"여러분들 여기 왜 왔어?! 여러분들은 아직까지는 계급도 없고 반 민간인 신분이다. 지금도 안 늦었으니 집에 갈 사람들은 집에 가라! 남아 있는 동기들 피곤하게 하지 말고 알겠어!"
하후생은 엄밀히 말해 아직은 군인 신분이라 할 수 없다. 대원들처럼 입대하면서 바로 이병이라는 계급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바로 앞 승파관 주변 병사에서는 해군사관생도(1학년)들이 과업을 위해 정열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해사 생도로 4주간의 군사훈련을 위해 이곳 제2해병 훈련단에 와 있었다. 주말이면 외출을 위해 흰색 정장을 깔끔하게 다려 입고 나온 모습을 보면 굉장히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하사관 교육대대 2주차 훈련부터는 야외 훈련이 주를 이룬다. 가장 먼저 사격을 시작으로 수류탄, 각개전투, 침투 교장, 화생방 등으로 앞으로 몇 주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와 동시에 해당 과목의 이론수업도 병행을 하게 되는데 오전엔 이론과업 오후엔 야외 과업으로 진행이 많이 되었고 3주차부터는 야외 과업이 주를 이루면서 이론 과업은 석별 과업 때 진행이 되었다.
이론 과업 이후 항상 필기시험을 보았는데 합격하면 취침, 불합격자는 매시간 재시험을 보게 되었다. 물론 계속해서 불합격이 되면 그날은 뜬눈으로 지세워야 됨은 물론이고 덤으로 소대장님들의 현란한 개인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곤 했다.
(3시간전)
금일 과업은 조별과업부터 시작해서 하루종일 소대장님들의 요구치에 미달이 되었는지 소대장님들은 화가 치밀어 올라 있었고 순검은 벌써 자정이 넘어갔다.
"하사관 교육대대 이 시간부로 순검을 마치겠어 모든 불소등하고 화장실 5분간 사용 후에 일명 열외 없이 취침에 임할 수 있도록 하사관 교육대대 순검끝! 순검끝!"
우리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왠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화장실을 후다닥 갔다 와서 서로의 눈치를 보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요 며칠간 계속된 빵빠레로 인해 우리는 4일 동안 8시간을 채 못 잔듯싶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 잠 좀 자려는데... ...
내무실 불이 켜지고 메가폰 소리가 귀를 때린다.
"삐이잉 ~ 삐익!"
"잠이 오나! 잠이 와!"
이럴 줄 알았다.. 빵빠레 구나 직감한 우리들은 벌떡 일어나 소대장님의 눈치를 보았다.
"뭘 망설이나 팬티 바람! 실시!"
빵빠레는 군대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누구나가 경험한듯한데 사전적 의미가 없어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야간에 잠에서 일어나 팬티 혹은 나체 바람으로 특정 장소로 이동하여 훈련? 하는 행위로 야간 비상 훈련이라고도 했다.
우리들은 처음 1시간 동안은 내무실에서 동기들과 어깨동무를 한 상태에서 팬티 바람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침상에 배치 붙는 등의 기압을 받았고 이후 세면장으로 이동하여 물세례를 받았는데 여름이라지만 새벽은 그래도 추웠고 무엇보다도 모기들 때문에 이중고를 치르게 되었다.
보통은 3시간 정도면 끝나는데 오늘은 그 시간이 좀 더 길어질듯했다. 나체 바람에 하사관 교육대대 연병장 사열대에 정열을 하였다.
"여러분들 여러분들 생각하는 군대가 뭔가? 영화에서처럼 실탄 떨어질 때까지 총질하고 보트 타고 파도를 가르면서 상륙하고 하늘에서 점프하면서 뭐 그런 건가? 여러분들은 아직 군인도 아니고 이제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변화는 과정을 거치는 하후생에 불과하다. 과정이 없으면 결과가 없듯 처음 오는 군대에서 여러분들처럼 이런 식으로 생활한다면 여러분들이 앞으로 이어갈 군 생활은 암담할 수밖에 없다. 하후생인 여러분들에게 바라는 건 숙련도가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신 못 차리는 놈들 있어 이거 봐!"
(현재)
소대장님의 현란한 발과, 손은 우리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법! 몇몇의 동기들이 발길질과 손놀림에 초토화되고 우리는 다시 공수 교육대 연병장으로 이동 나체 바람에 좌, 우로 소이동 선착순 물세례를 번갈아 받으며 한참을 보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날은 밝아오고 하사관 교육대대 옆 통신 교육대 실무자들이 인원 파악을 나온 걸 보니 조별과업 시간인듯했다.
며칠간 했던 빵빠레는 빵빠레도 아니였고 이를 다 합친 것보다 더 힘든 빵빠레를 경험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 빵빠레는 하사관 교육대대 24주간 실내, 실외 야외훈련장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 졌으며 5분 취침, 5분 기상, 눈뜨고 취침 등의 변종? 빵빠레도 많았다. 이로 인해 날 샌 밤이 깨나 되어 24주 교육이 아니라 40주 교육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었다.
①빵빠레
표준 용어는 팡파르라고 하며 군대에서는 흔히 빵빠레 라고 한다. 이 빵빠레는 야간비상훈련이라 칭하는 것으로 대체적으로 야간, 새벽에 이루어지고 팬티, 나체 바람으로 물세례를 받으며 여러 가지 기압을 받는 훈련으로 보시면 된다. 봄여름은 물론이고 날씨가 쌀쌀하기 시작하는 가을 한파가 오는 겨울에 상관없이 진행이 되며 특히나 비가 오는 날에는 아 오늘 빵빠레 하는 날이구나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시작과 끝나는 시간은 정해진 것이 아니며 오직 당직 소대장님들의 스타일에 따라 달리한다. 오죽했으면 소대장님들끼리 아침인사가 "어제 빵빠레 했어!" 였겠는가
②5분 취침, 5분 기상
5분을 자고 일어나 잠자리를 칼같이 정리하고 침상에 앉거나 서서 인원 파악 후 5분간 대기 다시 5분 취침을 반복하는 것으로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곤욕인데 이유인즉 여름 개인 침구 중에는 모기장과 포단이 추가가 되어 정리할 때 시간이 좀더 걸리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시작된 5분 취침, 5분 기상을 날 새면서 몇 번 받은 적이 있는데 신기한 건 5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달콤한지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③눈뜨고 그대로 취침
말 그래로 눈뜨고 취침을 하는 행위로 소대장님들이 주전자에 C.S 캡슐을 풀어 눈 주위에 뿌리기도 하는데 이때 내분비계에 심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콧물과 눈물 기침을 유발하고 심할 때는 호흡 곤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최루탄이라 보시면 된다. 이 CS는 공기보다 무거운 가스이기에 밑으로 가라앉는 설질이 있고 물에 약하다.
④해군사관생도 하계 군사실습
초급장교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해 매년 여름 기간 학년별로 실시하는 훈련과정으로
1학년 해병대 상륙훈련 실습 및 기초 교육과정 이수
2학년 함정 근무 및 구조 잠수 교육(인명구조, 스쿠버)
3학년 우리나라 전 해역에 대한 항해를 하면서 실무 능력을 키움
4학년 합참, 한미 연합 사령부 등 합동 관련 사령부 부대와 각 군의 주요 부대를 방문하여 타군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특수전부대의 기초 과정을 경험한다.
⑤석별과업
저녁식사 후 실시하는 해병대 과업으로 실무부대에서는 부대마다 차이는 있으나 구보나 부대정비가 주를 이룬다면 훈단에서는 대략 1~2시간 정도의 정규 수업과정으로 배정이 되어 그날 미비한 과정을 보충하거나 체력단련 등 여러 가지 과정으로 진행이 되었다.
[아이언맨 블로그] 2019.12.14
'★해병대 부사관 글 > 하교236기 원태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PART 1기본반 (6) 과실자 훈련1 (0) | 2019.09.24 |
---|---|
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PART 1 기본반 (4) 악당들의 등장! (0) | 2019.09.22 |
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PART 1 기본반 (3) 고달픈 식사시간 (0) | 2019.09.22 |
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2) 가입소 기간 (0) | 2019.09.22 |
우리는 해병대 하후생이다. (1) 입대 (0) | 2019.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