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사17기 오창근

내 생애에서 위험했던 순간들(4) 베트콩의 사격

머린코341(mc341) 2015. 2. 3. 22:29

내 생애에서 위험했던 순간들(4)

 

베트콩의 사격

 

저는 중대장 근무 중 전투에서 부상을 당하고 후송되는 바람에 5개월 간의 짧은 중대장 근무를 마치고 제 5대대 본부에서 작전 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귀국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참 부끄러운 얘기지만, 당시 귀국할 때에는 적어도 PX에서 TV 한 대 정도는 사가지고 와야 되는데 중대장 몇 달하는 동안 전혀 준비된 게 없어 가끔 다낭 미군 PX를 들리곤 할 때였입니다.

호이안에서 5대대 본부 근무했던 사람들은 다 알지만, 다낭시를 정식도로로 나가면 1시간 이상 걸리는데 5대대 북쪽 해안으로 나가면 20분이면 나갈 수 있지만 해안 옆 숲속에서 가끔 베트콩의 기습이 있어 위험이 따르니 이리로는 잘 나가지를 않습니다.

어느날 저희 일행 3명은 (동기생과 선배장교 1명) 운전병을 데리고 이 해안으로 해서 다낭을 나가자고 의기투합하여 떠나게 되었습니다.

부대를 떠나 한 4Km 정도 왔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해안 수풀 쪽에서 총알이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모래가 딱딱한 바닷가 쪽으로 붙어가던 차 옆으로 총알이 튀고 바닷물에 총알 튀는 물결이 치고 있는데 운전수는 목을 숙이고, 자꾸 바다 쪽으로 차가 빠지는 것이였습니다.

뒤에 탄 저희들은 목을 잔뜩 움추리고 야 임마 정신차리고 운전해라, 바다에 빠진다 소리만 지르면서 차는 전속력으로 달렸습니다. (저희들 권총으로 교전할 처지는 아니였습니다.)

참으로 구사일생이라는 것이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돌아 올때는 물론 정식도로로 왔습니다.)

사격실력이 형편없던 베트콩의 총알은 한방도 차에 맞지도 않고 우리는 전원 무사했는데 얼마후 결국 다낭쪽에서 찦차를 타고 오던 미해병은 3명 중 두명이 그곳에서 전사했고 1명은 대대본부에서 탱크를 내보내 구출했지만 총알을 여러방 맞은 상태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런것도 그저 운으로만 돌려야 될까요.

 

 

출처 : 해사17기 예비역 해병소령 오창근 선배님 블로그,

         http://blog.yahoo.com/_AHY7SQM42IEBLKO23NL3RXQAYQ/articles/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