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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작전 계기로 美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실 '부정평가' 고개

머린코341(mc341) 2017. 3. 11. 18:20

예멘작전 계기로 美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실 '부정평가' 고개
 
과도한 폐쇄성·우월의식·호전성에 비판 여론
작전기밀 노출한 단행권 출간 봇물에도 부정기류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1월 29일(현지시간) 미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이 수행한 예멘 기습작전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네이비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네이비실 가운데 최정예인 '데브그루'(DevGruㆍ옛 네이비실 6팀)가 수행한 이 기습작전은 베테랑인 윌리엄 라이언 오언 중사의 전사와 사상자 후송을 위해 출동한 해병대 소속 M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추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또 또 주 표적인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 지부(AQAP) 핵심 조직원들 대신 미국 국적의 8살 된 여자 어린이를 포함해 30명 이상 민간인들의 목숨만 앗아간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 작전에 대해 전문가와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미언론은 미군 희생자를 내면서까지 감행할 가치가 있었는지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작전 요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사전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고급 표적'을 확보했다는 당국의 주장과 달리 랩톱 몇 대와 휴대전화 등을 수거, 작전 효율성 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쏟아놓았다.


미 네이비실 전사 요원의 부인(앞줄 가운데 여성)[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비난이 거세지자 트럼프는 "이 작전은 전임 대통령 시절 이미 기획된 것으로 내가 취임한 직후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장군들의 건의로 이를 승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이 희생됐다"며, 책임이 군에 있을 뿐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작전을 둘러싼 논란에 더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대형 깃발을 내걸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네이비실 호송 차량 사진과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시작된 해군 차원의 조사도 네이비실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에 기름을 부었다.


◇ "다른 특수부대원들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즉흥적인 문화"


"요란한 프로들"(Unquiet Professionals). 육·해·공군 및 해병대 소속 특수부대를 관할하는 미 통합특수전사령부(SOCM)가 스스로 "조용한 프로들"(Quiet Professionals)이라고 강조하는 것에 빗대 네이비실의 최근 행태를 둘러싸고 나오는 일각의 비아냥이다.


'위 아더 마이티'(We Are The Mighty) 등 미 군사 전문매체에 따르면 네이비실 문화는 델타포스, 그린베레(육군 특전단) 등 다른 특수부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다. 적 지휘부와 주요 시설물 제거와 기습 타격 같은 직접작전(DA)에 주력하는 특성상 다른 특수부대원들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즉흥적이라는 지적이다.


해상침투작전 중인 미 해군 네이비실[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또 폐쇄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폐쇄성은 '네이비실 중의 네이비실'이라는 데브그루에서 두드러졌다. 그린베레, 레인저 등 SOCOM 소속 다른 특수부대 출신들은 물론이고 보병, 기갑 등 일반 부대 출신과 타군 지원자들로 구성된 델타포스는 개방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데브그루를 앞섰다는 평가다.


반면 데브그루는 모두 기존의 네이비실 요원들 가운데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혹독한 선발 과정을 부과하기 때문에 훨씬 더 폐쇄적이고 '과도한' 우월의식을 심어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 "저서 출판 열풍으로 작전기밀 누설 우려 크다"


"기밀인 특수부대의 작전이 상세하게 공개되는 것을 더는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작년 9월 레이먼드 토머스 SOCOM 사령관이 전쟁연구소 주관으로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한 회의에서 한 경고다.


토머스 사령관은 기밀에 붙여져야 할 특수전 활동 내용이 단행권, 영화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공개됨으로써 작전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친다며 경고와 함께 자제를 요청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미 출판계에 불어닥친 '네이비실 대목'에 쐐기를 박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는 2011년 파키스탄에서 데브그루가 수행한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 창시자 오사마 빈라덴 제거작전을 다룬 단행권 저자에 대한 법원의 결정 직후 나왔다.


법원은 이 작전을 다룬 베스트셀러(No Easy Day)의 저자인 매트 비소네트가 사전에 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출간하는 바람에 작전기밀을 누설했다며 정부가 낸 소송에서 피고에게 660만 달러(75억3천만 원)를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비소네트는 당시 데브그루 요원으로 이 작전에 참가했다.


빈라덴 제거작전과 관련해 영화, 단행권 등이 나왔다. 실제로 '넵튠 스피어'(Neptune Spear)로 알려진 이 작전 성공을 계기로 '최고의 용사'(Damn Few), '네이비실 6팀의 실체를 벗긴다'(Inside Seal Team Six) 등의 단행권과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 '액트 오브 밸러'(Act of Valor) 등의 영화가 개봉됐다.


또 '메달 오브 아너'(Medal of Honor) 등 비디오게임으로도 제작돼 시판됐다. SOCOM 사령관을 지낸 조지프 보텔 중부사령관도 지난해 1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특수부대들의 활동과 작전이 자꾸 공개되는 것이 우려스럽다.


우리 특수부대를 비밀의 장막 뒤로 숨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한 몫 챙기려는 전직 네이비실 요원들의 행태를 비난했다.


[연합뉴스] 2017.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