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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판 ‘덩케르크’ 고퀄 사진, 어떻게 탄생했나

머린코341(mc341) 2017. 9. 4. 10:26

[알아보니]해병대판 ‘덩케르크’ 고퀄 사진, 어떻게 탄생했나

 

해병대 제공

 

최근 울릉도 전개훈련에 참가한 해병대원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상륙주정을 탄 대원들의 비장한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덩케르크 철수를 그린 영화 <덩케르크>의 몇몇 장면에 비견되기도 했습니다.

 

군 홍보 사진으로는 보기 드문 ‘고퀄(높은 수준)’이라는 평도 나왔습니다. 그 울릉도 전개훈련 사진·촬영 뒷이야기를 해병대 공보실 관계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해병대 제공

 

■ ‘울릉도 상륙작전’이라 불러도 될까요?

 

지난 19일 전개훈련이 이뤄진 울릉도 서동항은 큰 선박이 계류하기에 좋은 여건은 아닙니다. 큰 함정을 타고 가다가 작은 배로 옮겨 타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죠.

 

어떻게 보면 행정적 단순 이동인데요. 해병대가 상륙주정(LCVP: landing craft, vehicle and personnel 차량·인원 상륙용 주정)에 몸을 싣고 울릉도에 들어가는 의미를 사진에 함축적으로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비로봉함도 나왔습니다. 실제 위험 세력을 상대하는 상륙이나 훈련 때에는 상륙주정을 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LST(해군 상륙함)에서 약 20명씩 상륙장갑차로 옮겨 타고 갑니다.

 

해병대원들이 탄 LCVT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활약한 고전적인 상륙주정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스웨덴, 영국군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겉보기로는 옛날 배 같지만, 현대화되었고 속도도 훨씬 빨라졌습니다.

 

해병대 제공

 

■ 해병대 캠프에 가면 타볼 수 있나요?

 

하하하. 상륙주정은 아니고요. 포항 해병대캠프에 참가하시면 상륙장갑차 탑승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 보통 현장 촬영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촬영 현장에는 보통 스틸 카메라 담당 2명, 영상 담당 1명이 팀을 이뤄서 나갑니다. 팀원들은 부사관들입니다.

 

이번 훈련을 앞두고는 공보실 사전 회의에서 ‘울릉도에 들어가는 한 장의 사진’이라는 콘셉트를 정했습니다. 훈련이라 반복 연출하긴 어렵고, 현장도 제한적이라 한 장의 사진을 제대로 포착해야 했거든요.

 

해병대 제공

 

■ 영화 <덩케르크>를 연상시킨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단순히 부두에 내려서 들어가는 것보다는 함정이나 상륙주정을 타고 들어가는 장면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회의 때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덩케르크> 얘기가 나오긴 했습니다.

 

■‘히트’ 예감했나요?

 

여러 장면을 촬영했고 또 배포했는데 상륙주정을 탄 사진을 고른 매체가 많았습니다. 국민이 보시기에도 작은 상륙주정을 타고 험난한 파도를 헤치며 울릉도에 들어가는 모습이 해병대 이미지를 잘 담았다고 보신 듯합니다. 사실 그 사진을 고를 거라고는 예상했습니다.

 

해병대 제공

 

■ 미공개 B컷도 있나요?

 

사실 공개하지 않은 좋은 사진도 있습니다. 상륙주정에 탄 한 대원 얼굴을 클로즈업 한 사진입니다. 다부진 표정과 눈빛에서 해병대의 결의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한 개인에 포커스를 맞춘 사진이라 공개는 하지 않았습니다.

 

해병대 제공

 

■ 이번 촬영은 누가 했나요? 사진 담당병은 어떻게 정해나요?

 

사진 전공자도 있고요. 군에 와서 배우기도 합니다. 또 계약을 맺은 전문 사진작가도 훈련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번 울릉도 전개훈련을 두고 16장을 공개했는데 그 중 10장은 사진작가 사진입니다. 외신에서 일한 적도 있고, 해외 분쟁 지역 촬영 경험도 있는 분입니다.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유명한 분인데 누군지 밝힐 수는 없습니다. 사실 보수는 턱없어도 작가분께서 ‘밀리터리 마니아’라 기꺼이 4년째 함께 하고 계십니다. 그분께 많은 기술도 배우고 있습니다.

 

해병대 제공

 

■ 현장 사진의 중요성은 언제부터 실감했나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현장에 촬영팀이 있었습니다. 훈련 촬영을 위해 들어갔는데 북한 도발로 실전 촬영을 한 거죠. 당시 정훈간부가 북한군 포탄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인 연평부대의 대응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을 두고 적으로부터 입은 피해를 노출시키는 것에 우려하는 입장도 있었지만, 해병대가 숨지 않고 대응에 나서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더 컸습니다.

 

당시 이 사진이 각 신문 1면을 장식했고, 사진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당시 취재 나온 사진기자들도 우리 군의 불굴의 의지를 표명하는 사진이라고 공개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해병대 제공

 

■ 마지막으로, 해병대에게 울릉도란?

 

가깝게는 독도가 있는, 동해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는 도서죠. 대외적으로는 영토 문제 관련 보호 차원에서 중요하고요. 현재 우리 부대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저희가 영토를 지키기 위해 투입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령도, 연평도에 해병대가 주둔하는 것처럼, 도서방어에 최적화된 군대는 해병대라는 게 우리 판단이니까요.

 

[향이네] 2017.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