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군대/대한민국 여군

전문가들 "여군 확대는 강한 안보 열쇠…국방참여 문 넓혀야"

머린코341(mc341) 2019. 10. 7. 13:11

전문가들 "여군 확대는 강한 안보 열쇠…국방참여 문 넓혀야"


한국국방硏 '여성과 국방·안보, 여성의 참여와 변화를 중심으로' 포럼
국방개혁 여군확대 계획에 긍정적 평가…女국방 참여 확대 움직임 본격화
여군 제도 마련됐지만 현장 이행은 미흡…제도적·인식적 보완 촉구


▲ 지난해 9월 제67주년 여군 창설 기념식에서 여군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국방·안보 및 여성분야 전문가들이 안보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춰 여성의 국방 참여 기회를 넓혀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식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5일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은 지난 8월 서울 용산동 육군회관에서 '여성과 국방안보, 여성의 참여와 변화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토론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연구원은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이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국방·안보 분야도 여성의 참여 및 역할 확대와 인식 개선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성별보다 능력에 따른 역할 수행 요구도 증대하고 있다"고 포럼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토론자들은 '국방개혁 2.0' 핵심 과제인 여군비중 확대 및 근무여건 보장 계획을 여군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아울러 양성평등위원회 설립 등 군과 외부의 거버넌스가 형성되고, 여군 관련 논의가 활성화 된 것은 여성의 군 진입 및 인권신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군을 위한 많은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한편, 일선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른바 '디 커플링' 일어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한 원인은 한국의 남성 중심적 문화에 있으며 특히 그 뿌리가 군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또 여군 사단장 및 대대장 배출이 이뤄지지 않는 등 여군은 보직에서 출신을 막론하고 남성에 비해 후순위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외 여군이 겪고 있는 문제들로 △여군 지원대상자 한정에 따른 우수자원 선발 제한 △상급자의 성추행 △여군 시설 부족 △육아휴직에 따른 진급누락 및 전역 강요 △무의식적인 성차별적 발언 등이 꼽혔다.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육군 제15사단을 방문해 여군간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론자들은 여성의 국방 참여 확대를 위해 우선 인식적 측면에서 군 내 남성 중심적 사고를 깨고, 여군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군 확대는 '젠더 평등' 실현과 더불어 '안보능력 강화' 차원에서도 이뤄진다는 점을 홍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과거 여군의 참여를 막은 가장 큰 요인은 '신체적 능력'이었지만 현재 여성들은 과학기술군의 선두주자로서 과거의 제약이 사라졌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 토론자는 노르웨이가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 것은 젠더평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뽑는 취지를 강조한다는 사례를 들며, 우리 군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국방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적 측면에서는 '여군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법적 근거를 마련해 여군정책의 철저한 집행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구체적인 제도적 방안으로는 △성희롱·성폭력 문제 해결 시스템 확보 및 실효성 보장 △장기적인 성인지 교육 △피해자 보호에 관점을 둔 사법처리 절차 △여성인력 쿼터제 △모든 여성의 신체검사 참여 등이 제시됐다.


아울러 잠재력을 가진 여성들이 미래전에서 발휘할 수 있는 강점에 대해 보다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며, 각 군 대학에 재학하는 소령급 학생 장교들과 한국국방연구원 등이 합동 연구를 실시해 여군 발전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 여군 드론 배틀팀 '백호 나르샤' 팀원들이 드론을 정비하고 있는 모습 ⓒ국방부

 

이어 토론자들은 전투력과 공간지각 능력에 대한 남녀의 차이가 존재하며, 이를 고려해 여성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력 발전을 위해서는 '남성의 군대'를 만드는 것이 아닌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창의성·감정표현·공감능력 보안을 위해 여군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근대적인 안보개념이며, 변화하는 안보 패러다임에 발맞춘 군 체질 개선이 없으면 여군이 확대되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편 이번 포럼은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이 사회를 맡고,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정책개념팀장과 정정숙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장이 발제했다.


토론에는 박진수 덕성여대 교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표정화 외교부 공공외교총괄과장, 이금순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장,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등 11명이 참석했다.


이배운 기자 karmilo18@naver.com

  

[데일리안] 201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