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29기 노영호

해병대 훈련병..이병시절부터 전역까지 "9부"

머린코341(mc341) 2016. 8. 23. 08:31

해병대 훈련병..이병시절부터 전역까지 "9부" 

 
곧바로 94년 초여름..첫 전방근무 빵꾸 사건으로 빠져 보겠습니다..


어찌보면 오늘 이야기는 별로 재미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군생활이 재미로 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일도 있었다 하는것을 알려
드리고자..뺄까 하다가 올립니다..^^;


김성모 화백 스타일의 효과음으로..
두~~둥~~삽자루 두개..덜덜덜


중대장님.."노ㅇㅇ넌 여기서 북한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줄 아나?"
저는.."예~1km도 안됩니다.." 실제가 다른 전방과 다르게 바로 염하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기때문에..
존내 가깝습니다..


"그걸 아는 것들이..잠을 쳐자나?...니들같은 새끼들때문에 유도사건이 터지는거야~"


유도사건을 간략하게 설명드리면..염하강 하구쪽에 유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아주 예전에 여기서 북한군이
잠자는 해병대원들의 목을 그냥 거시기 한 사건입니다..왜 몇해전..물난리나서 소한마리가 그섬에
떠내려와..구출해서 평화의 소니..뭐니 떠든적있죠..그곳이 유도..암튼..덜덜덜한 사건입니다..


중대장님.."노ㅇㅇ니가 니 애비꺼까지 15분안에 니들이 들어가 앉아 대가리만 빼놀수 있는 깊이로
구덩이 두개판다..실시!"
"예~구덩이 두개 파겠습니다".."씨불 결국 이거였어..잉~~죽었구나..ㅠ.ㅜ"
저는 제가 이렇게 삽질에 제능이 있는줄 몰랐습니다..파팍파파파파팍~~~팔이 안보였죠..ㅋㅋㅋ


정말 자로 잰듯이 정확히 팠습니다..제무덤을요..ㅜ.ㅜ


"들어가~~" 말끝나기도 전에 들어가 계신 울 애비..존내 빠릅니다..-,.-a
중대장님.."묻는건 내가 묻어줄께..머리만 내밀어라..알았나~"
"예~~알겠습니다.." 정말 정성껏 꾹꾹 밟아가시며 묻어주셨습니다..그때의 중대장님의
자상한 얼굴 지금도 못잊습니다..ㅋㅋㅋ


아! 한가지 그때 저희는 완전 탈의 상태였습니다..ㅋㅋ


"현재시간 05시 40분..중대장이 명령할때까지 그대로 대기한다..물한모금도 못먹는다..만약에 누굴시켜서
쳐먹다 걸리면 그새끼도 묻는다.."
처벅 처벅~~중본병사로 걸어가시는 중대장님..


저는 속으로.."차라리 때리시지..왜가시나.." 원망을 했습니다..
옆에서 들리는 한숨소리.."휴~~~"
"아들..우린 죽다 살았다..저양반이 이렇게 끝낼 양반이 아닌데..후~~~아...근데 ㅆㅂㄻ..잠을자?
존나 빠져가지구..아~~씨바~~나중에 얘기하자.."..."죄..죄송합니다.."


아침해가 떠오르고..초여름의 아침햇살은 정말 뜨거웠습니다..해가뜨는 방향으로 우리의 얼굴을 배치하신
중대장님의 치밀함..눈을 뜨지도 못하겠더라구요..얼굴은 지글지글 타오르고..몸은 서늘하고..ㅋㅋㅋ


날이 밝아도 오침시간이라..개미새끼 하나 안지나가더군요..물한방울의 소중함을 그때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어찌나 목이 타던지..정말 되지는줄 알았습니다..ㅋㅋㅋ눈은 완선이 눈이 되고..입술은 바짝 마르고..


근데 희한하게..땀이 안납니다..-,.-a 그렇게 뜨거운 태양밑에 있는데요..
왜 그럴까요??


우리애비는..몇번 해봤는지.."부산갈매기~♪ 부산갈매기~♬"를 흥얼 흥얼~~하면서
저를 보더니.."쉐끼 아주 디진단다~디져~~ㅋㅋㅋ 너도 몇번 해봐라..이건 아무것도 아니다..몇시간만
버텨라~진짜 뭔일이래..이걸로 끝내고..앗~~싸~~"


"아~저 여유..저것이 병장의 여유이자..짭밥이구나.." 저는 감탄했습니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났을까요? 중본병사에서 상황병으로 보이는 선임이 양동이 두개를 들고 뛰어 오고
계셨습니다..


우리애비.."야 그건 뭐할라꼬 가져와?" 상황병 선임.."중대장님께서 대대장님 오신다고..아끼바리 이새끼하고..양ㅇㅇ해병님 얼굴 안보이게 덮어놓으랍니다.."


"야~씨바 이거 덮으면 질식해서 뒤질지도 몰라~~" 아까의 여유는 사라지고.."이건 아니다" 이런 얼굴로
우리애비..약간 덜덜덜~한 목소리로 화를 냈습니다..


"에이..제가 다 빠께쓰에 구멍다 뚤어놨지 말입니다..ㅋㅋㅋ 이거 어차피 새로 보급나오니까 구멍내도
괜찮치 말입니다..목마르실까봐..빠빠오도 가져 왔지 말입니다^^"


"야..중대장님 보기전에 얼른줘봐..담배는 없냐? 우리아들도 좀 주고..이새끼 디지기 일보직전이다.."
"아..이새끼가 해병님 아들입니까? 이새끼 소대가면 죽었네..벌써 소문이 3소대까지 났던데..조난 불쌍하다..
야~한고푸해라~주딩이만 벌려 내가 넣어줄께..많이먹어..끝나려면 아직멀었어.."


저는 속으로.."뭐? 3소대까지 소문이나? 우리소대가면 죽어?? 여기서 이개고생을하고 소대가면 또죽어??
하긴 하늘같은 선임을 이지경으로 만들 놨으니..죽은 목숨이지..에휴.." 그래도 입벌리란 말에..
빠빠오란 음료수를 받아 마셨습니다..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나올것 같았습니다..ㅋㅋㅋ
훈단에서 쵸코파이먹고 맛에 감탄해 울뻔하고 두번째 입니다..^^; 서주 빠빠오..지금도 나오려나??
먹고싶다..


상황병선임.."양ㅇㅇ해병님..저 이제 가야됩니다..수고하십쇼 필승~"후다다닥=3=3=3=3
물론 양동이 덮어주고 가셨습니다..그래도 그게 더 낫더군요..햇빛도 피하고..ㅋㅋㅋ


잠시뒤에 대대장님 다녀가시고..그사이 저는 우리애비에게 "야~예비대가면 위병소 근무도 서야하니까..
대대장차 번호 잘봐둬라..291x에..6번차가 대대장차야.." 저는 구멍난 양동이 사이로 열심히 봤습니다..
역시 대대장님차라 때깔이 다르긴 다르던군요..-,.-;


<내용추가>asdf햏께서 궁금해 하시던..내용입니다..좀 더러워서 ㅋㅋㅋ
사람인지라..먹은게 있기에..싸기도해야 겠지요..한참을 묻혀 있는데..오줌이 마려웠습니다.
아부지에게 물어봤습니다.."저..양ㅇㅇ해병님 소변이 마려운데..그냥 싸도..어리버리.."
"그냥싸 새꺄~~난 아까 쌌다..똥마려움..것두 그냥 싸.." 이러시길래..바로 어~~흐~~~부르르르~~
결론적으로 따지면..오줌도 그안에서 쌌고..느낌은 겁나 따뜻했습니다..응가도..쌌는데..나와보니..
뭐가 똥이고 흙인지 구분이 잘 안갔습니다..냄새도 별로~~~ㅋㅋㅋ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해가 뒷통수로 넘어갈 무렵..중대장님께서 나오시더니..양동이를 들추시며..
"잘익었구나..나와서 목욕하고 소대로 복귀해라~"..하셨습니다.."예~알겠씀다..목욕하고 소대로 복귀
하겠습니다.." 중대장님 처벅 처벅..다시 들어 가시고..


"근데 어떻게 나가지?? 나오라고해서 대답은 했는데..어떻게???" 속으로 이러고 있는데..
우리아부지..열심히 머리를 흔들고..앞으로 뒤로..움찔 움찔 헤드뱅잉을 하고 계셨습니다..
"뭐하나..나 안따라하고..이렇게 해야..틈이생겨서 파고 나갈거 아냐..여기 계속 있을래..ㅅㅂㄻ!!"


"아! 그렇구나..역시 고기도 먹어본놈이 맛을 안다고..저거구나.." 저도 열심히 흔들었습니다..
허이짜~~허이짜~~한 10여분을 그렇게 흐들었더니..몸이 조금씩 움직이고 조금만 더하면
팔도 움직일수 있을것 같았습니다.."조금만 더~조금만 더.."


지금에야 이렇게 글로 표현하지만..
그때는 정말 웃겼습니다..ㅋㅋㅋ 생각해보세요..아무도 없는 연병장에서..몸은 땅에 묻혀 머리만
내놓고 끙끙대며 이리저리 흔들고 있는 모습을..그때 우리아부지와 얼마나 웃었는지..지금 저 또 웃음보
터졌습니다..ㅋㅋㅋㅋ


끙끙대는 저를보며..울아부지.."이새끼..아주 똥을싸라 똥을싸..ㅋㅋㅋ"


그렇게 40분을 흙과의 사투끝에 팔을 빼내어서 구덩이에서 나올수 있었습니다..정확히 말하면
우리아부지가 먼저 나와..저를 꺼내 주셨죠..^^; 그때 또 웃었습니다..얼굴은 벌겋게 익어..있었고..
흙을 털어낸 우리의 알몸은..정말 하얗게..우유빛으로 변해 있더라구요..ㅋㅋㅋㅋ


목욕을하고..소대로 돌아가니..어느덧 해질무렵(전술적 용어로..eent)이 다되었습니다..
내무실에 들어가니..다른 졸병 선임들은 안계시고..빵빵한 선임들께서 tv를 시청하고 계시더군요..
하긴 그시간에 쫄병들이 내무실에 있을리가 없죠..열심히 선임들 쌔무워커를 관리하고 있을 시간이니까요..


저를 보시더니..
다른 고참선임들께서 "야~막내 고생했네..그래도 우리중대장님이 많이 봐준기다..내는 똥통에도
들어가보고 별짓 다했다..니 오파운드(해병대에선 포크숫가락과..곡괭이자루를 이렇게 표현 합니다.)로 맞아봤나? 오늘은 아무것도 아이다..알았나? 가서 쉬어라..니애비랑 또 근무 나가야지~~" 정말 고마우신 선임들..ㅠ.ㅜ 흑흑흑~ 정말 말이라도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내무실에..각잡고 앉아있는데..문밖에서 저의 맏선임께서..나오라는 싸인을 보내시더군요..
"드디어 올게 왔구나..꿀꺽.." 조용히 내무실을 빠져나가 맏선임을 따라갔습니다..
소초뒤 장벽고..그곳엔 다른 선임들께서 쇠브러시로 워커를 털고 계셨습니다..
덜덜덜~~후덜덜덜덜~


저희 맏선임.."제껴~" 자동으로 제꼈습니다..퍼~~~~억!!!
"케~~~엑!!"..."제껴~" 퍼~~~~억!! "케..켘.." 그냥 땅에 주저 앉았습니다..
저번에 맞았던 제껴보다..맏선임의 당수신공의 위력은 더 업그레이드 되어있었습니다..


"야..미쳤냐? 미쳤냐고? 첫근무 나가서 그렇게 실수 하지 말라고 했더니..소대 이수(소대에서 두번째로
기수높은 선임)선임을 그 개고생을 시켜..미쳤냐? ㅆㅂㄻ!!"..."알아보겠습니다..".."알아봐? 뭘알아봐?"
퍼~~~억...퍼퍼퍼퍼퍽~~"알아.....보.....겠.....습니다.." 육군에선..이럴때 "시정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만..여기선 육군식 표현은 절대 금물!! 온리.."알아보겠습니다.."
군대와서 그렇게 많이 맞아본건 첨임니다..ㅜ.ㅜ 하긴 맞을짓 했지요..


한..20여분간을..맞았을까요?  맏선임..담배한가치를 건네시며.."오늘은 위에 선임들께서 인계사항으로..
너 조지지 말라고..내려왔으니까 이정도로 끝낸다..한번만 더 이렇게 빵꾸내면 죽는다..너한테 감정은
없다..잘해라~맏후임..담배피우고 너도 워커털어.."..."예~"


맏선임..다른 선임들에게.."ㅇㅇㅇ해뱀~그래도 제 맏후임이 뺀질인데 맷집은 좋지 말입니다..ㅋㅋㅋ"
그렇게 살벌한 분위기가 언제 있었냐는듯이..저도 고개를 숙이고 큭큭댔고..다른선임들도..웃으면서
서로 근무 빵꾸 경험담을 늘어놓으며..해질무렵 쫄병들의 일과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때 정말 중대장님께 감사했던것은..이날저녁 저의 아버지와..제가 첫근무였는데..고생했다고..
이날 근무 열외를 시켜주셨습니다..그러면 다른선임들께서 더 피곤해 지는데 말이죠..


이렇게..하루하루..근무나가서 북한애들 구경도 하고..오침하고..또 근무..물론 근무나가면서 캔통물고
오리걸음신공단련은 계속이었죠..덕분에..처음엔 침질질 흘리고 후달리던 체력이 점점..↑가고..
그뒤론 근무빵꾸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6월이가고..무더운 여름의 시작..7월..하성면 조강리의 여름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아..이제 편한 전방에서의 생활도..이제 한달 남았구나..에휴..예비대가면 존내 힘들다는데..-,.-a"
하면서도..


솔직히 저는 전방생활이 좀 무료했습니다..매일 똑같은 생활의 반복이니까요..야간에 근무 서고 자고
새벽에 전원투입..오침..작업(주로 풀베기..) 사이드까다가...맏선임한테 걸려서 가끔 맷집강화 훈련좀
하고..ㅋㅋㅋ 저는 정말 전방생활이 진정 낙원이었구나 하는것을 한달뒤에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제기억으론 7월8일인가..9일인가...토요일로 기억하는데..난리가 났죠!! 비상~~~
상급부대명령으로..완전무장에 실탄지급 각초소 배치!! 그때 데프콘 2인가가 발령 된걸로 아는데..확실히
기억이 않나네요.."얼래..뭔일이래?? 전쟁났나? 덜덜덜..실탄지급??..아씨~바..장난 아닌데..또 어떤새끼가
서울 불바다 한겨??"


이유는..바로..


다들 아시죠??
저희대대 아홉중대가 단독훈련할때 상륙지원 나갔다가 한장찍거구요..^^
왼쪽에서 두번째가 접니다..저때가 병장 일호봉때 입니다..ㅋㅋ


출처 :해병대 인터넷전우회, 사당동해병님  http://www.rokmc.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