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29기 노영호

해병대 훈련병..이병시절부터 전역까지 "16부"

머린코341(mc341) 2016. 8. 27. 22:17

해병대 훈련병..이병시절부터 전역까지 "16부"


오늘의 제목은.."토할때까지 존내 뛰는거다!!" 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빡신? IBS 1주차 훈련을 마치고..토요일 아침..비는 부슬부슬
내리고..우리는 다시 짐을 꾸렸습니다..


온몸이 쑤시고..다리는 후덜덜덜~그래도 쫄따구의 의무가 있기에..제일먼저 우리 아부지의
무장을 꾸리고 다른 선임들의 무장과..이틀동안 주인없이 자리를 지켜야할 텐트를 다시한번
정비하고..대대로 복귀할 준비를 마치고 정렬했습니다..


우리아부지.."아~진짜 뻥 안까고 차량지원 좀 해줬으면 원이 없겠다. 너무 빡시다! 아들..차좀 불러와라~ㅋㅋ"
"구해 보겠습니다..-,.-a"...울아부지..한술더뜨신다.."야~내아들이 차구해온데~~기다려~~"
다른 선임들.."노OO 빨리 구해와~~언능!!!" 저는 고개를 푸~욱 숙이고 있었습니다..
쫄따구가 어디서 차를 구해 오겠어요..ㅋㅋㅋ


그순간..저멀리서 우리를 향해 돌진하는 지에무시(GMC 60트럭) 2대...부르르~~~ㅇ...털털털털~
울아부지.."아들 와~~진짜오네..낄낄낄..." 그당시 대대에는 지에무시 2대(울트라 고물)..닷지차 2대..
대대장님..작전장교 짚차 각1대..이게 전부였기 때문에..웬만한 큰 훈련 아니고는 차량지원이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차를타고 훈련을 나간가거나..복귀는 생각도 못하죠..ㅋㅋㅋ


울아부지.."봤냐! 내아들이 차 불러 온거야..ㅋㅋㅋ"...저는 머쓱!!


그런데..차가 두대나..우리앞에..저는.."야~좀 구겨타면 우리중대 다타고도 남겠다..ㅋㅋㅋ 그럼 9중대는
걸어서?? 야~이거 이거..두중대중 하나는 걸어간단 얘긴데..제발 우리가 차로 갈수있게..제발~제발~~"


우리중대장님과..9중대장님 두분이서 열심히 뭔가를 얘기하시더니..우리 다쓰베이더 중대장님..
"자..짜빈..완전무장을 차에 실어라!!"...저는 속으로 기쁨의 탄성을 "오~~~예!! 우리가 타고 가는군화~낄낄..
9중대 선임들 수고하이소~"


우리 아부지.."니미 걸어가는구만..씨불~"..."엥? 걸어가? 완전무장 실으라고 하신건 차타고 간다는거 아닌
가효?? 아부지.." 바로이어..9중대장님.."9중대 2호차에 완전무장을 실어라.."
"크~~~~무장만 차타고 가는군화...ㅠ.ㅜ"


부릉~부릉~~털털털~"안녕~~~지에무시~~~잘가...ㅠ.ㅜ"


우리중대장님.."9중대 짜빈..잘들어라..일주일간 힘든 훈련 받느라 고생했다!!
일주일 훈련의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부대복귀는 구보로 하겠다~
우리가 언제부터 차타고 다녔나!! 해병의 꽃 보병은 3보이상 무조건 구보다!! 알겠나!!
다들 병기 멜빵을 단단히 조여라~여기서 대대까지는 약 18km 정도이다..해병대
악기한번 보겠다!! 중대장들이 선두에 서겠다..각소대에는 구보에 익숙치않은 신병들이 많다..
소대 선임병들이 잘 유도 해라!..짜빈중대엔 낙오자란 없다!! 만약 낙오자가 생길시에는
전출각오해라!! 이상~"


오랜만에 김성모 화백 스탈 효과음..."두~~~~~둥~~~"


저는 제가 잘못들은게 아닌가하고..울아부지를 쳐다 봤습니다..
울아부지 "뭘봐..뛰어간다는데..니미~분명 우리중대장님 아이디어다 이건..아들..워카끈 꽉매라!! 잘못뛰면
발목 나간다.."


비는 주륵주륵..저는 침을 "꾸~ㄹ 꺽" 삼키고..병기멜빵과..워카끈을 바짝 조여맸습니다..
"내가 미쳤지..미쳤어..뭐..좆빤다구 군대와서...맨날 존내 터지고..깨지고..내가 군대 또오면 사람이 아니다!!"
(사실 군대 두번 올일은 없죠..ㅋㅋㅋ)하면서 혼자 궁시렁 궁시렁~푸념은 여기서 끝!!


9중대가 먼저 출발하고 그뒤를 우리가 뒤 따랐습니다...처음에는 천천히 걸어 가더군요..저는"어? 걸어가네..
다시 걷기로 한건가??"...울아부지.."뛰기전에 몸달구는거야..너는 내등만 보고 뛰어..알겠어? 낙오하면..너는
내아들 아니야!!"..."예~알게습니.....다..." 솔직히 자신 없었습니다..


드디어..두분 중대장님께서 길양쪽으로 붙으라는 신호를 보내시고.."9중대 11중대 뛰어~!"...우리는"악~"구령
과 함께..뛰기 시작했습니다..후다다닥=3=3=3
저는 아부지에게.."OOO해병님..저는 무조건 등만보고 뛰면 되지말입니다.."...."그래~내가 하란데로 숨쉬고
내등만보고 뛰어~"..후다다닥=3=3=3=3


세무워카는 금새 물이 스며들어..무게는 두배..등뒤에 맨 병기는 뛸때마다 반동으로 등을
때리고..그냥 주륵주륵 내리던 비는 더 세차게 양동이로 퍼붇는것처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앞이 안보일정로 내리더군요..볼따구가 따가울 정도로..ㅋㅋㅋ


그래도 좋았던건..목이 타지가 않았습니다..입만 벌리면 물이 자동으로 공급~^^
우리아부지 등에서 김이 모락 모락 피어 오르고 있었습니다.."아들..잘따라오고 있냐??할만해??"
"할~할~할만합니다.." 헐떡~헐떡~~


힘은 들었지만..두개중대가 비오는날..때거지로 구보하는 모습은..참으로 멋졌습니다..
나까오리를 눌러쓰고..뛰던 그때의 상황이 지금 제 머릿속에 영화처럼 펼쳐지네요..ㅋㅋㅋ


이때..우리옆을 지나가던 뉴그랜져(그때당시 뉴그랜져면 다죽었죠ㅋㅋㅋ)한대..운전자분께서..
창밖으로 손을 내미시더니..엄지 손가락을 세우시며.."머찌다!!"하시며 부~~웅 하고 갑니다...다른선임들..
"멋진것도 좋은데..어우 발바닥에 불난다~헐떡~헐떡~"


한참을 그렇게 뛰었습니다..조그만 동네에 들어섰는데..동네 아주머니들이 우리가 뛰는걸 보시더니..
"어~휴...뭔 군인들이..이렇게 비가 오는데 어딜 이렇게 뛰어가는겨~~아가들아 물이라도 먹구가~"
하시며 소리를 치시고..우리는.."어머니 괜찮습니다..비와서 괜찮습니다.."하면서 뿌리쳤죠..


참..이맛에 마라톤을 하는지..지나가던 차들이 박수도 쳐주고 동네 어르신들이 "어이구 우리 아들들~"
하시며 격려도 해주셔서 넘 재미있고 좋았습니다..ㅎㅎㅎ


중대장님 선두에서.."힘내라~힘내라~"...그러면..우리는 "짜빈 화이팅!!"..."9중대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숨은 턱끝까지 차오르고..정말 포기 하고 싶었지만..제 귓가에서.."낙오하면 넌 내아들 아니야~야~야~야"
이소리가..계속..맴돌아서 포기를 할수가 없었습니다..ㅋㅋㅋ


우리소대에서..제일 재치있고 재미있으신..전OO해병님(일명 전깡)..몇마디 해주십니다..
"아~~씨바..여기가 어데고? 뭔 가도 가도 끝이없나..아~~전깡 죽는다..."...
다른선임들.."낄낄낄..전깡 디지네..ㅋㅋㅋ" 훗날 저는 전깡해병님과 짜빈중대를 사수하는 독수리 5형제를
결성하게 됩니다..ㅋㅋㅋ 기대해 주세요~


진짜 제목 처럼 존내 뛰었습니다..뛰고 또 뛰고..제생애 그렇게 긴거리를 뛰어본 기억은 그때 뿐입니다..
비가왔지만..땀은 줄줄줄~김이 모락 모락..♨♨♨♨


몰랐는데..어느새 의무지원차량이 우리뒤를 졸졸졸~따라오고 있더군요..대대장님도 짚차의 호로를 겉어내고
같이 비맞으며 격려 해주시고 계셨구요..


이미 제 팔 다리는 제것이 아니었습니다..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냥 후다다닥=3=3=3 자동으로 달리고 있는
제 팔과 다리..그리고..빗물에 달라붙어 완전 쫄쫄이가 된 바지..


더 고통스러운건..사타구니..빗물에 쓸려 사타구니에서 "살려주셈~~"을 외치고 있었습니다..ㅋㅋㅋ
얼마를 달렸는지..드디어 제 체력이 다 소모된걸까요?...울아부지와 점점 멀어지고 있었습니다..계속
달리긴 달렸는데..멀어지더군요..-,.-a


저를 본..울아부지.."아들 쳐지면 죽는다고 했지..빨리 붙어!!".."예...헐떡 헐떡..."..."이것도 못견디면..남은
군생활 어떻게 할래?"..바로 제뒤에 있던 제동기.."동기야 힘내!! 힘내자!!"...저를 다독이고..다른 선임들..
"야~씨발 짜빈중대 달려~~~!! 9중대한테 지면 다 죽는다!!" 소리치시고..지금 생각하면 무슨 영화 같습니다!
어떤 선임은.."야~~씨바..토할때까지 존내 뛰는거야!! 해병대 뭐 있어..악 빼면 시체다..달려~~"
진짜 토할것 같았습니다..ㅋㅋㅋ


그때 상황은 완전..개구리 왕눈이.."울지말고 일어나..빰빠밤~♬" 이거였습니다..뛰다가 다리 풀려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중대 일수 선임 OOO해병님.."야..의지대차(구급차) 타는 새끼들은 내손에 다죽어..알았어!!"
"예~~~!!"


한참을 달렸더니..드디어 저멀리 아주멀리 대대로 건너가는 육교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운양리 교회의 십자가도 보이고..여기 저기서.."야~다왔다 힘내자..힘내자!!"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때 저는 이미..의식불명 직전..ㅋㅋㅋ "다왔다~"하는 소리가 저에게는 오히려 쥐약이었나 봅니다..
갑자기 다리가 풀리고..체력이 급강하↓ 하기 시작했습니다..사실 제가 여기까지 온것도 기적입니다..^^;
부끄럽습니다..ㅠ.ㅜ


헐떡이는 저를 본..울아부지..요대를 풀으시더니..제 손목을 묶으셨습니다. "아들..다왔어 허리띠 꽉잡아!!"
허리띠를 붙잡고 뛰었습니다..사실은 질질질~끌려갔습니다..ㅋㅋㅋ


대대는 눈앞에 보이는데..왜 이리 가까워지질 않는지..멀기만 하더군요..그렇게 중대원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격려해 줬습니다..이런게 바로 전우애가 아닐까 합니다..


육교를 건너고..운양교회를 지나..드디어 위병소..도착!!! arrival!!
연병장으로 뛰어..아니 기어서..가는데..본부중대원들의..열열한 환영이 펼쳐 졌습니다..
위병소에서 연병장까지..쭈~욱 늘어져서 박수로 환영..ㅎㅎㅎ 감격..감격!!


이렇게해서  원모루에서 지경까지..이를 악물고 도착했습니다.
낙오자는 물론 없었구요..^^ 어디 겁나서 낙오하겠습니까? 낙오하면 완전 인간매장인데..ㅋㅋㅋ


모두다 거친 숨을 몰아 쉬고..헐떡여도 우리의 짜빈중대장님..까딱도 안하시고..그냥.."수고했다..
오늘은 토요일이니까..아무 과업없이..푹~들 쉬어라!..마지막으로..각자 부모님들께..감사의 탄성을
10초간 지른다..실시!!"


"허~~~~이~~~~~~~짜~~~~~~어머니~~~~~~~~~~~~~~♬" ^^+ 우리의 다스베이더 중대장님
9중대장님과 조용히 퇴장하시고..


당직하사의 "총원해쳐! 해치면 탄성 3발~~총원해쳐!!!" 구령에...."악~악~악~"...." 해주고
"수고하셨습니다..필승! 필승!"←선임버젼..
우리는 수고하셨습니다..필..........................................승 필.............................................승"

으로..1주차 IBS훈련 종료..


내무실로 들어가면서..울아부지.."아들 수고했다..이새끼 서울 뺀질이라 낙오할줄 알았는데..그런데로
잘뛰네..ㅎㅎㅎ 너 축구는 잘하냐?"..."알아보겠습니다..-,.-a".."오~혼날줄 알았는데..칭찬 받았다..ㅋㅋㅋ"


워카를 벗고 발바닥과 한몸이 된 양말을 벗으니..오~이런..ㅋㅋㅋ 뽀얗게..하얗게..띵띵 불어..있는
제발을 봤습니다..저는 속으로 제 발에게.."야! 씨바..우리 오늘 존내 잘 달렸지..수고했다..다음에도 함
달려보는거야..ㅋㅋ" 이렇게..칭찬해줬습니다..ㅎㅎㅎ


그날은 근무도 본부중대에서 야간 초소와 위병소 근무까지 대타로 서줬고..아침기상 시간까지 원없이
잤습니다..고생끝에 낙이라고 그냥 존내 코골구 눈치 않보고 잤습니다..ㅋㅋㅋ 이런기회가 어디 쉽게
오나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그냥 존내 달린 기억밖에 없어서 그대로 달린 이야기만 썼구요..
재미없는 이야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해병대인터넷전우회, 574기 사당동해병  http://www.rokmc.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