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역사/해병대 전통·비화

해외 출전<1편> - 비둘기부대에서 일어난 헤프닝

머린코341(mc341) 2016. 8. 28. 03:29

해외 출전<1편> - 비둘기부대에서 일어난 헤프닝

 
  비둘기부대가 사이공 북방 22일 지점의 '디안'에 주둔하고 있을 때 부대본부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즉 어느 날 오후 야전침대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던 비둘기부대 정보참모 이근식 중령(해간 3기)은 누군가가 "정보참모님 큰일 났습니다!"하고 깨우는 바람에 잠을 설치고 일어났더니 그를 깨운 부대본부의 육군사병이 조문환 부대장의 전속부관(정동호 대위)이 부관실에서 칼부림을 하고 있으니 제지시켜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즉시 엽총을 들고 부관실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술에 만취한 전속부관 정동호 대위가 무슨 일 때문에 그토록 화가 났는지는 모르나 길이 10센티 가량의 칼을 들고 "단장(조문환 부대장) 이리나왓. 이 새끼 죽여 버리겠어"하며 잔뜩 노기를 띠우고 있었고 그를 제지하려다가 손을 다친 경비소대장 안현태 중위의 한쪽 손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 대처하게 된 정보참모 이근식 중령은 그가 미 육군특수전학교에서 익힌 솜씨를 발휘하여 칼을 잡고 있는 정대위의 목에 재빠르게 엽총의 총구를 갖다 대며 '찰가닥'하는 장진소리를 냄으로써 술에 취한 그 무법자의 기를 단숨에 꺾어 놓고 말았다. 그리고선 그제서야 조문환 장군이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자 "부대장님 이새끼 죽여 버릴까요?"라고 했고, 조문환 부대장은 즉시 헌병대장을 불러 정 대위를 포박하여 영창에 집어 넣었고, 그 후 본부중대장으로 보직을 변경시켰다고 한다. 그 날 그러한 사고를 낸 그 정동호 대위와 그의 난동을 제지시키려다 손을 다쳤던 안현태 중위는 후일 전두환 대통령의 경호실장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한편 부관실에서 일어난 그 칼부림 소동을 진압했던 이근식 중령과 조문환 부대장은 그로부터 3년 전(1962년) 다음과 같은 특별한 인연으로 남다른 인간관계를 맺은 사람들이었다. 그 당시 조문환 대령은 제일공수특전단장으로 있었고, 이근식 중령은 그 해 전반기에 미 육군특수전학교를 수료한 다음 공수교육을 받기 위해 공수교육대에 입교(13기)하여 그 기의 학생장으로서 교육을 받았는데. 수도군단장 김유진 소장이 해병대의 중령이 공수교육을 받으러 왔다는 소문을 듣고 직접 공수부대를 방문하여 이근식 중령을 만나보고 간 그 첫 주 어느 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즉 매일 실시하는 10키로의 구보를 마친 후 물을 마시려고 했으나 정해진 장소에 놓아 둔 수통을 킨바에 당한 것을 알게 된 학생장 이 중령은 그 수통을 가져 간 육군사병을 불러 세워 "육군에선 교육을 그렇게 받았어?!"하곤 두 손으로 벗어 든 철모로 그 사병의 머리(철모)를 내려 친 것이 문제가 되어 조교들이 교관회의에 회부하여 퇴교명령을 받게 되었는데, 그러한 보고에 접하게 된 조문환 부대장이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던지 부관을 시켜 공항(김포)밖에 있는 중국음식점으로 이 중령을 나오게 하여 좋은 것이 좋지않겠냐며 서로 화해를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傳統과 秘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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