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역사/해병대 전통·비화

해외 출전<1편> - H기자의 포경수술작전

머린코341(mc341) 2016. 8. 28. 03:27

해외 출전<1편> - H기자의 포경수술작전


  청룡부대의 투이호아지구 작전기간 중 여단본부 정훈참모 박영욱 대위와 공보장교 권혁조 중위 등 보도장교들은 발로 뛰며 보다 생생한 자료를 취재하려 하지 않고 주월한국군사령부가 있는 사이공에 눌러 앉아 취재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 언론사와 방송사의 특파원들을 어떻게 하면 투이호아지구로 초치할 수 있을까 하고 묘안을 궁리하고 있던 중 지성이 감천을 했던지 어느 날 J언론사의 용기 있는 H 모 기자와 카메라맨이 마침 부대를 방문하자 그 두 사람을 어떻게 하면 오래 머물러 있도록 할 수 있을까 하고 묘책을 짜내느라 부심을 한 끝에 마침내 ‘포경수술작전의 구사’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H기자는 권 중위와 서울대학교 동기동창인 사이였다.(권 줌위는 중국문학과, H기자는 상과 출신)


  그 작전의 비결은 일단 그 두 사람이 포경수술이 필요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본 다음 만약에 필요로 하는 유자격자로 판명될 경우 여단본부 의무실에 10분이면 수술을 끝내고 이틀만에 치료를 끝내 주는 포경수술 전문가가 있으니 모처럼 온 김에 그 전문가의 수술을 받고 가라고 권유하면 필시 귀가 솔깃해져 수술을 받으려고 할 것이고, 일단 수술대에 올려 놓기만 하면 그것으로 목적이 달성된다는 술수였다.


  그리하여 박 참모와 권 중위는 수술대상자로 판명된 H기자(카메라맨은 무자격자)를 꼬드겨 수술을 받게 했는티 결과적으로 10분이면 된다고 한 수술시간이 1시간이나 걸리고 2일 간이면 족하다고 한 치료기간이 열흘이 되어도 끝나지를 않자 H기자는 정훈장교들의 계략에 속아 넘어간 것을 후회했으나 회지무급한 일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사이공으로 가서 치료를 받으며 취재활동을 해볼 의향도 없지 않았으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게 박 참모와 권 중위가 "안정된 상태에서 끝까지 치료를 받아야지 만약에 열대지방에서 염증이 도저 상처가 덧치기라도 하면 큰 변을 당하게 될지 모른다"고 한 말이 마음에 걸려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2주 간의 출장기간 거의 모두를 청룡부대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고, 그 기간 중 박 참모와 권 중위는 일선부대에서 취재한 생생한 자료를 H기자에게 제공하여 본사에 송고케 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오로지 청룡부대만을 위해 활동하게 했다.


  후일 J언론사의 중역이 된 그 H 모씨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즉 "비록 그 두 사람의 꼬드김에 속아 난처한 입장에 처했으나 해병대 정훈장교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애군심을 그 때처럼 실감나게 느껴본 적은 없었다."고 했고, 덕분에 그 생민지기(生民之器)는 잘 써먹고 있다는 말도 부연을 했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傳統과 秘話' 중에서
         본 내용의 저작권은 정채호 대선배님께 있습니다. 저작권관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