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간35기 숫탉

후 회

머린코341(mc341) 2015. 1. 7. 17:21

후 회

 

'69년도, 여름,

 

문제의 ATT에 기준포 중대장으로 근무시 일이다.

 

몇 번의 훈련과 예행연습을 통해 병사 각자의 임무가 숙지되고 자신감이 가슴에 가득차서 훈련날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대 간부들과 타 대대 몰래 현장도 몇 번 더 숙지해 둔 상태다.

 

드디어 나의 중대의 행군이 시작되였다.

 

예상된 지점에서 임무를 부여받고 나의 찦이 땅을 박차고 튀여 나가는데 뒤따라 같은 속도로 튀여 나가야 할 전포대의 다찌차가 양포의 개울 물 한가운데서 정지하고 있다.

 

"?....... "

 

차를 돌려 운전병에게 묻는다.

 

"왜 정차냐?"

 

"앵꼬임니다"

 

"뭐?"

 

이런 제길 어제밤에 각차의 유량을 확인 했는데 앵꼬라니 이건 일초가 바쁜데 앵꼬라니 도데체......

"뭐야 이새끼"

 

하며 손에 잡히는 몽둥이로 운전병 엉뎅이를 한대 갈겼다.

 

헌데 반응이 이상했다.

 

"헉"

 

"?"

 

아차 손에 잡힌게 하필이면 LMG 예비총열이었다.

 

즉 쇠몽둥이로 애를 갈긴 것이다. 섬뜩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였다.

 

어쩻던 급히 닷찌차의 대원들을 뒤따라오던 3포차에 옮겨싣고 간신이 훈련은 그런데로 마쳤는데 그 운전병이 일등병이였는데 미안해도 너무 미안했다.

 

가만이 살펴보니 큰 탈은 없는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세상에 쇠몽둥이로 대원을 치다니 이건 도저히 말이 안되는 소리이다.

 

난 원래 구타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후보생때 해병학교에서 하도 많아 맞아봐서 그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구타는 사고력을 상실하게 하고 인간성이 말살된다고 보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사람, 아니, 대원을 쇠몽둥이로 때려?

 

근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일이 내 마음에 걸린다.

 

분명 그 애는 제가 타고갈 차의 기름을 빼 팔아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쫄짜가 설마 그것은 아닌것 같고,

 

고참이나 누가 빼 팔아 먹은걸 말도 못하고 그애만 당한것 같아 더욱더 마음이 아프다.

 

포차들은 분대장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으니 못 빼먹고 만만한게 홍어 뭐라고 전포대장이나 전포선하도 별로 관심도 없고 해서 아마 그차의 것을 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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