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간35기 숫탉

해병학교의 괴짜들

머린코341(mc341) 2015. 1. 8. 09:55

해병학교의 괴짜들


원래 옛날 우리 시절의 해병학교 출신 장교들은 세인들이 보기에 괴짜들이 더러 있다.

 

불경대학 나온 스님, 항공대학나온 파일롯, 일류대학의 법대, 심지어 약학대학을 나온 약사들도 있다.

 

그들은 해병대 해병학교 장교보다 더 편한 군목무를 필할수 있는 길을 몰라서 해병학교를 들어온건 아니다.

 

그러니 이 각박한 세상에서 괴짜란 소리를 듣고, 개중에는 그래서 현세에 적응을 못하는 사람까지 있다.

 

그중 하나를 어제 만났다.

 

그는 월남에서 소대장으로 거의 1년을 복무했고 혁혁한 전공도 여러번 있었는걸로 나는 알고 있는데 ..........

그가 형색이 초라하다.

 

한때는 아파트 건설업으로 많은 돈을 만진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

 

나는 옛날 전우들을 찾아볼려고 대전 국립묘지엘 왔는데

 

그는 옛날 먼저간 부하들을 찾아보기 위해 그길 왔다가 나와 만나게 되였다.

 

"당신도 죽으면 이곳에 올게 아니냐" 라고 했더니 자기는 훈장이 없어 여길 올수 없다고 한다.

 

"아니 5중대의 용맹하고 전과가 많은 쌈닭 소대장인 당신이 어찌 훈장이 없느냐?" 라고 했더니

"훈장 받으면 뭐하느냐?"

 

"그래도"

 

난 당시 인접한 7중대에 근무하여 그간의 5중대 사정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했드니 그의 사연이 또한 괴상하다.

 

자신이 5중대 소대장으로 부임할 당시 소대원이 21명이였다고 한다.

 

거기서 대원들에게 부임 첫 인사가

"21명 전원이 훈장을 받기 전에는 본 소대장은 절대로 훈장 내신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하고

그 약속을 지키느라 17명까지 훈장 내신을 하고 자기는 소대장직을 떠났다고 한다.

 

참 어이없고 순진(?)하기까지 하다.

 

장기복무 장교들은 어쩻던 훈장하나 받으려고 억지 전과, 전과에 끼워넣기 등

별 요상한 술수로 훈장을 받는걸 여러번 본적이 있는 나는 어이가 없었다.

 

물론 당시엔 단기 복무장교들에겐 훈장은 별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정당한 평가는 받는게 맞는거지 ............

 

건설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으나 동기생들, 옛날 부하들, 해병대 전우들에게 너무 많이 퍼주고

또 남을 너무 믿는 바람에 사기도 여러번 당해 이젠 빈 털털이가 된 모양인데

그래도 그는 하나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자기가 돈을 많이 벌어 가지고 있으니 친하던 사람들이 자기에게 사기를 치는 사람으로 변해 슬프고

그 사람들이 불쌍해 다시는 돈을 벌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고 하고 또 그걸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즉 자기가 돈이 많아 친한 친구들이 나쁜 사람들로 변했다는것이다.

 

그러니 자기가 죄인이라나 ?

 

난 그말이 분명 한국말이지만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어쩐지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가 더 측은하게 보였다.

 

 

출처 : 다음카페 해사사,

         http://cafe.daum.net/rokmarinecorps/6bOu/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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