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실무부대/해병대 9여단

‘해병대 DNA’가 숨 쉬는 제주, 해병대9여단 창설 100일의 발자취

머린코341(mc341) 2016. 3. 4. 21:58

‘안보 핵’ 지키는 기센 그들… ‘탐나~’라고 전해라


‘해병대 DNA’가 숨 쉬는 제주, 해병대9여단 창설 100일의 발자취
 
완벽한 테러 대비 태세 위해

통합방위작전시스템 구축

지휘통제·상황관리 체계도

서북도서 수준으로 갖춰


해병대9여단 장병들이 제주도 남단에서 수색·정찰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도내 공항·항만시설 등 국가 중요시설 방호와 제주도 및 전남 남해권의 도서지역 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제주=한재호 기자


제주도는 그 위치만으로도 대단히 큰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한·중·일 3국을 연결하는 삼각형의 중심에 있는 제주도는 적의 도발을 억제하고, 남해를 둘러싼 중·일 등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해양주권을 지켜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안보상 핵심지역이다.


해병대는 이런 군사·안보적 요충지인 제주도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12월 1일 9여단을 창설했다. 해병대와 제주도의 인연은 각별하다. 6·25전쟁 당시 해병대 3·4기로 자원입대한 제주도민 3000여 명은 해병대 불패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제주도는 해병대에 초창기 해병들의 DNA가 살아 숨 쉬는 ‘제2의 고향’인 셈이다.


여단은 국지도발 대비 작전, 통합방위작전, 예비군 교육훈련 등을 수행하며 유사시 지역 군사령부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대대급 부대인 신속대응부대를 상시 배치해 국지도발 등 군사적 위협뿐만 아니라 테러·폭설 등 비군사적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등 명실상부한 제주 안보의 중심이 됐다.


오는 9일이면 제주도에 정착한 지 꼭 100일이 되는 여단은 ‘제주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초석을 다지고 있다. 지금부터 여단이 걸어온 100일간의 숨 가쁜 걸음을 따라가 보자.


‘안보의 핵심’ 제주를 지키기 위한 9여단의 노력은?


제주도는 교통이 발달해 해안과 내륙을 통한 적 침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악지형이 발달해 적의 은거도 용이하다. 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무사증 제도’가 적용되는 관광특구로서 연간 13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늘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제주도가 테러 등의 각종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9여단의 임무가 막중하다. 그 때문에 여단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완벽한 작전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통합방위작전시스템 구축. 여단은 변화하는 작전환경을 고려, 전장정보분석(IPB)을 최신화한 뒤 이를 기초로 유관기관과의 통합전투력 운용이 가능한 계획들을 발전시켰다.


도서방어작전 체제 정비를 위해 서북도서사령부 및 인접부대와 긴밀하게 협조해 서북도서 수준의 지휘통제 및 상황관리 체계도 갖췄다. 또 현장에서 조기에 작전을 종결할 수 있도록 장비와 물자를 갖추고 각종 시나리오를 상정한 훈련을 활성화해 초동조치 능력 및 대비태세를 향상시키고 있다.


테러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단은 현장지휘본부 및 현장지휘소 운용 능력 향상과 임무 위주 훈련체계 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부대 및 유관기관과의 합동훈련을 정례화해 대테러작전 임무 능력도 키우고 있다. 특히 본토와 떨어진 작전환경에 맞춰 헌병특경대·화생방 신속대응팀의 편성 보강 및 특수장비·물자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


2만9000여 명 예비군 위한…‘해병대다운’ 예비군 훈련 실시


예비군 교육훈련 역시 여단 임무의 한 축이다. 여단은 해군·해병대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인 2만9000여 명의 예비군 자원을 관리하는 부대로 연간 150여 회의 예비군 교육훈련을 전담한다. 부대는 지난 1월 예비군 훈련의 핵심인 예비군 지휘관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해 안보교육·작계교육·분임토의 등을 실시하며 향토방위 업무의 효율성과 내실을 다졌다.


특히 19개 항목의 평가표를 작성, 예비군지휘관의 교관 자질을 평가했다. 80점 미만의 점수를 받은 교관은 통과 시까지 재평가해 모든 교관이 ‘해병대식 교관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썼다.


적에게는 사자같이, 국민에게는 양같이…9여단의 거침없는 행보


‘국민을 위한 군대’로서의 행보도 활발하다. 여단은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부대로서 재난 발생 시 ‘찾아가는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수확 작업이 늦어져 감귤의 부패가 우려되자 하루 150~300여 명의 해병을 투입해 감귤농가의 일손을 도왔다.


특히 32년 만의 폭설로 큰 피해를 본 제주도를 위해 도로제설, 고립주민 구호, 비닐하우스 복구 등에 2000여 명의 병력과 장비를 지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독거노인·보훈가족들의 생업 지원은 물론 지역 환경정화 작업, 나라사랑 안보교육, 보훈단체 초청행사 등 다양한 사랑나눔 활동을 하며 ‘신뢰받는 든든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폭설 당시 여단의 도움을 받은 지역주민 이주보 씨는 “해병대가 제주도를 지켜줘 너무나 든든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적에게는 사자와 같이 용맹하고 국민에게는 양과 같이 순한 군대’. 해병대의 창설정신이다. 여단은 이런 정신에 맞춰 100일에 걸친 기간 동안 쉴 새 없이 달려왔다. 포기를 모르는 ‘해병대 DNA’를 장착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는 여단의 발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승호 해병대9여단장 인터뷰


바다와 육지 모두서 전투 가능

해병대는 제주도에 가장 적합



“줄리앙 콜벳은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를 ‘땅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해군이 제주도를 둘러싼 바다를 지키고 있지만 동시에 땅을 지키는 병력도 필요합니다. 해병대는 바다와 육지 모두에서 싸울 수 있는, 제주도에 가장 적합한 부대입니다. 해역을 지키기 위해서는 해군이 필요하고, 그런 해군을 지키기 위해서는 해병대가 필요하다는 얘기죠.”


지난달 25일 해병대9여단 창설 100일을 앞두고 만난 김승호(준장) 9여단장은 ‘제주도에 왜 해병대가 필요한가?’란 기자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김 여단장은 여기에 해병대의 역사를 곁들여가며 추가 설명을 했다.


“제주도와 해병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6·25전쟁 당시 활약했던 3·4기 해병들 대부분이 제주도 출신입니다. ‘해병대 DNA’가 진하게 묻어있는 곳이죠. 과거로부터의 인연과 전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65만 제주도민 가운데 5만∼6만 명이 해병대 출신입니다. 9여단은 제주지역 해병대 전우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죠.”


김 여단장은 해병대와 제주도의 끈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섬을 강타한 폭설 당시 도의 요청에 앞서 지원 의사를 밝힌 것처럼 도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 위해 한 발 먼저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강력한 해병대’ 본연의 임무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는 후방지역의 특성상 민·관·군·경이 하나되는 통합 방위작전을 전개해야 합니다. 창설 준비부터 지금까지 통합방위작전 체계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죠. 앞으로는 정례적인 합동훈련을 통해 국민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실제 상황에서 즉각 조치가 가능한 행동화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또 가족 같은 단결력으로 무적해병의 신화를 창조한 해병대 ‘DNA’가 살아 숨 쉬는 부대를 만들겠습니다.”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사진 < 한재호 기자 >


[국방일보] 201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