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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논문] 주요국 해군 함정 획득사업 추진 동향 및 시사점

머린코341(mc341) 2017. 3. 9. 12:22

[국방논문] 주요국 해군 함정 획득사업 추진 동향 및 시사점


♣ 요약


최근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주요국에서는 구형 함정을 대체하기 위한 함정 연구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함정 개발 도중에 비용이 증가하고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발 범위가 조정되기도 하고 수량이 감소되기도 한다.


본고에서는 주요국 해군 함정의 개발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함정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함정은 탑재장비가 성능을 좌우하는 상황이므로 선체뿐만 아니라 핵심 탑재장비에 대해서 군의 요구성능을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후속함으로 계획된 함정이라 하더라도 탑재장비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선체 형상이 변경된다면 별도의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셋째, 함정은 타 체계에 비해 총사업비의 규모가 크고 개발기간이 오래 소요되므로 경제성을 고려한 함정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 본문


함정은 선체와 다양한 탑재장비로 구성된 복합 무기체계에 해당하므로, 일반 무기체계 연구 개발사업에 비해서 함정 연구개발사업(이하 “함정사업”이라 한다)1)의 특성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함정은 개발 착수부터 전력화까지 10년 이상 장기간 소요되므로, 사업관리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2015년 10월 감사원에서는 ‘해군 전력증강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였다.2)


주요 내용은 소해함과 통영함 사업의 경우 계약 및 시험평가 단계에서 탑재장비의 성능이 미달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함정의 전력화가 3년 이상 지연되었고, 관련 예산도 증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미국과 영국의 경우에도 구형 함정을 대체하기 위해 신형 함정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함정 개발 시 전력화가 지연되거나 예산이 증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주요국의 함정개발 동향을 파악해 우리 함정사업 추진 시 유사문제의 발생을 예방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먼저 함정사업의 특성을 살펴보고, 주요국의 최근 함정 개발 사례를 통해서 우리나라 함정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 함정사업의 특성


함정사업 추진 시에는 그 사업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표 1>에서 보듯이 함정사업은 일반 무기체계 연구개발사업과 다른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함정은 선체뿐만 아니라 전투체계와 소나 등 다양한 탑재장비로 구성된 복합 무기체계에 해당된다.


그리고 함정사업은 함정 건조사업뿐만 아니라 탑재장비 획득사업이 병행되어야 하며, 함정 건조회사가 구매한 장비와 체계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시제품 개발이 1번함 양산으로 이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 무기체계는 연구개발을 통해 시제품을 만든 다음, 이에 대한 시험평가 후 통과하면 양산하게 된다.


그러나 함정은 연구개발하면 시제품이 양산되고 시제품이 바로 전력화로 이어진다.


셋째, 함정은 특히 설계 후 거의 10년만에 인도될 정도로 개발 착수부터 전력화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더군다나 후속함 역시 선도함 추진 시부터 계획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첨단 기술의 발전속도가 빠른 전투체계 등의 탑재장비에 대해서 미래의 군 요구성능을 충족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이상에서와 같이 함정사업은 일반 무기체계와 비교할 때 사업 추진과정과 고려소요가 크게 다르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함정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가 없다.


<표 1> 함정사업과 일반 무기체계 연구개발사업 특성 비교


한편,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라 한다)은 2012년 6월 함정 연구개발사업을 일반 무기체계 개발사업과 동일한 절차에 따라 추진하도록 「방위사업관리 규정」을 개정하였다.


함정사업의 용어도 일반 무기체계와 동일하게 기본설계는 탐색개발로, 상세설계 및 함건조는 체계개발로, 후속함 건조는 양산사업으로 변경되었다.


이로써 함정 무기체계 획득절차는 일반 무기체계와 동일한 절차를 따르게 되었다.


하지만, 함정은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함정 건조사업과 다양한 탑재장비의 획득사업이 병행되는 복잡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함정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주요국에서 추진 중인 해군 함정 개발 사례를 통해 사업 추진 시 문제점과 유의점을 추적해 보고자 한다.
 
● 주요국 함정 개발 사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최근 함정 개발 사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줌왈트급 구축함


미 해군은 차세대 신형 구축함인 줌왈트(Zumwalt)급 구축함 DDG-1000을 2016년 취역 목표로 개발하였다.
 
DDG-1000은 배수량이 15,482톤에 이르지만, 강력한 스텔스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가스터빈 엔진 배출열의 해수 냉각으로 적의 적외선(IR: InfraRed) 장비에 의해 탐지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특히, DDG-1000은 선체 윗부분보다 아랫부분이 더 긴 텀블홈(Tumble Home) 선형으로 이중 선체구조를 갖췄고 레이더반사면적(RCS: Radar Cross Sections)이 감소하여 생존성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DDG-1000은 선체 상부구조물을 통합한 차세대 폐위형 마스트(AEM/S: Advanced Enclosed Mast/Sensor)시스템, 함정통합자동화체계(Total Ship Computer Environment), 통합전력체계(IPS:Integrated Power System) 등의 첨단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 중 통합전력체계는 주기관을 구동하여 생산된 전력을 추진모터와 함내 전력 소요원에 통합하여 공급하는 방식이다.


또한, DDG-1000은 62구경 155mm 첨단 함포인 선진함포체계(Advanced Gun System)가 함수에 2문 장착된다.


여기에는 GPS 유도장치의 유도를 받아 육상 공격하는 장사정포탄(LRLAP: Long Range Land Attack Projectile)이 탑재된다.


외장형 수직발사체계(Peripheral Vertical Lanuch System)는 횡으로 길게 조합한 네 개 셀을 한 모듈로 하여 이중 선체인 바깥쪽 선체와 내부 선체 사이에 탑재되는데, 양쪽 현 측에 각 10모듈씩 총 80개 셀 탑재가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DDG-1000은 함정 자동화로 인해 함정 크기가 대형인 데도 불구하고 승조원이 기존 이지스함의 절반에 해당되는 142명에 불과하여 운영유지비 절감이 가능하다.


그러나 DDG-1000은 이렇듯 우수하고 효율적인 사양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획득 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했다.


<표 2>에서 보듯이 2009년 당시 1척당 단가가 기존 이지스함의 세 배에 해당하는 약 30억 달러 수준까지 상승하여, 최초 계획된 32척에서 3척으로 함정 수량을 대폭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마저도 2016년에 이르러 1척당 단가가 41억 달러(계획 당시 대비 약 37% 증가)까지 늘어나게 되자, 미 국방부는 3번함인 DDG-1002의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3)


<표 2> 줌왈트급 구축함(3척) 총사업비 규모(단위: 100만 달러)

* 참고: 미 해군 예산자료에 근거한 CRS 자료


◎ 미국의 프리덤급과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


미 해군은 2004년부터 올리버 하자드 페리급(OHP) 호위함을 대체하기 위해 3,000톤급 연안전투함(LCS:Littoral Combat Ship)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CS는 록히드마틴사의 프리덤(Freedom)급과 오스트랄(Austral) USA사의 인디펜던스(Independence)급 등 두 종류의 선체를 가지고 있다.


두 기종 모두 추진기관은 고속정과 같이 빠른 속력을 내는 워터제트(Waterjet)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프리덤급은 활주형 선형을 선택하고, 인디펜던스급은 삼동선(trimaran)을 채택하고 있다.


프리덤급은 총 6척으로 LCS 1부터 LCS 11까지 홀수번호로, 또 인디펜던스급 6척은 LCS 2부터 LCS 12까지 짝수번호를 달고 있다.


그리고 LCS는 기뢰전?대잠전?대수상전 등 부여된 임무에 따라 무기체계 패키지 모듈 탑재가 가능한 다목적 함정이다.


대함전?대공전을 위해서는 57mm Mk110 함포와 30mm Mk44 부시마스터 II 기관포가 탑재된다.


함대공 단거리 램(RAM) 미사일이 장착되며 그 외에도 대잠전 및 대기뢰전 수행을 위한 다양한 장비가 탑재된다.

MH-60R/S 시호크 헬기 두 대가 기본적으로 탑재되고, MQ-8 파이어 스카우트 무인헬기의 탑재가 가능하다.


그리고 함정 자동화로 인해 승조원이 약 50명으로 감소하였고, 스텔스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LCS는 두 업체를 통해 개발된 두 종류의 선체 형상 모두가 전력화됨으로써 하나의 형상으로 개발할 때 보다 예산이 대폭 증가하게 되었다.


2013년 7월 미국 감사원(GAO)이 발표한 감사 결과를 보면,4) LCS는 두 종류 중 하나의 형상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계, 제작 및 평가가 병행 추진되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비용이 대폭 증가하고 일정이 지연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감사원과 국회는 LCS 사업 평가 완료 이전까지 예산 편성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2014년 2월 헤이글 미국 국방부장관은 LCS의 도입량을 32척으로 축소시키고, 나머지 20척에 대해서는 LCS를 기반으로 무장과 장갑, 센서를 강화시킨 소형수상전투함(Small Surface Combatant)의 도입계획을 발표한 상태이다.


이미 연안 전투함이 두 개의 형상으로 개발이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압박으로 인해 비용부담이 적은 소형함 등 대체전력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 영국의 45형 구축함


영국 해군은 1993년에 이탈리아?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호라이즌(Horizon)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였으나, 1999년에는 여기에서 탈퇴하고 독자적인 8,000톤급 45형(Type 45) 미사일 구축함을 개발하였다.


45형 구축함은 1번함인 데어링(Daring)함이 2007년에 취역하였으며, 이후 2번함인 돈틀리스(Dauntless)함, 3번함인 다이아몬드(Diamond)함 등을 포함해 2013년까지 총 6척이 확보되었다.


45형 구축함은 연안해전 시 자국 함대 및 상륙전단, 그리고 해상수송선단을 적의 항공기나 대함유도탄 위협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대공전 능력을 첨단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45형 구축함에 탑재된 차세대 대공방어시스템(PAAMS: Principal Anti-Aircraft Missile System)은 샘슨(SAMPSON) 다기능 레이더, 실베르(Sylver) 수직발사체계, 애스터(Aster) 15/30 함대공 미사일, S1860M 장거리 레이더, 전술통제체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샘슨 다기능 레이더는 영국 BAE시스템스사가 개발한 능동형 위상배열레이더로, 함정의 가장 높은 곳인 마스트 윗부분에 장착되며, 저공으로 비행하는 적의 대함미사일을 보다 효과적으로 탐지하게 해 준다.


그리고 45형 구축함에 설치된 통합전기추진체계(IFEPS: Integrated Full Electric Power System)는 WR-21 가스터빈 엔진과 차세대 유도모터(Advanced Induction Motor)로 구성된다.


WR-21 가스터빈 엔진은 열 교환 및 복원식 엔진으로, 일반 가스터빈 엔진과 달리 고출력과 저출력에서 동일한 연비를 나타내며, 연료비도 25% 절약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폐열회수장치(Intercooler & Recuperator)가 적용되어 연료의 효율을 높이고 배기가스의 온도를 낮추어 경제성을 높였다.


그러나 45형 구축함의 개발?건조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했다.


당초 함정수량은 12척으로 계획되었으나, 영국 정부의 재정적자확대에 따른 국방예산 삭감 조치로 인해 여섯 척으로 줄어들었다.


◎ 영국의 26형 호위함


영국 해군은 1990년부터 전력화된 23형(Type 23) 호위함을 대체하기 위해, 2010년부터 차세대 다목적 26형 호위함(Type 26 Global Combat Ship)의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BAE시스템즈사 주도로 개발되고 있는 26형 호위함은 5,400톤급으로 기존의 23형 호위함(4,500톤급)과 비교하여 대형화되었으며, 두 가지 모델로 건조될 예정이다.


26형 호위함은 씨바이퍼(Sea-Viper) 함대공 미사일용 수직발사대, 114mm급 함포, 멀린(EH-101) 및 와일드캣(AW-159) 대잠헬기, 무인항공기, 무인수상함, 무인잠수정 등이 탑재된다.


특히, 26형 호위함은 모듈 방식의 적용으로 무장 및 센서 시스템을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비용 절감을 위해 고가의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하지 않는 대신, 이를 탑재할 수 있는 여지만을 확보한 채 개발이 진행 중이다.


또한, 승무원의 규모는 130명 정도로 줄여서 운용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한편, 26형 호위함의 다목표 동시요격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영국 국방부는 45형 구축함과의 데이터 링크를 통한 협동교전능력(CEC: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을 부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협동교전능력(CEC)에 센서장비와 전투체계를 통합하는 비용이 총 5억 파운드, 척당 2,400만 파운드가 소요됨에 따라, 4,500만 파운드의 예산이 집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취소한 바 있다.


이러한 조치 덕분에 26형 호위함의 경우 초기에 척당 5억 파운드에 해당하는 총사업비가 현재 3억 5천만 파운드로 줄어들었다.


◎ 이탈리아의 호라이즌급 구축함


이탈리아?프랑스?영국 등 3개국은 1993년 대공방어용 차세대함을 개발하는 호라이즌(Horizon)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다가, 영국이 1999년에 탈퇴하면서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함께 추진하고 있다.


호라이즌급은 7,000톤급이다.


호라이즌급 구축함에 설치된 엠파르 레이더(EMPAR R/D)는 유럽의 대표적인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로 소형으로 제작되었다.


영국 45형 구축함과 동일하게 차세대 대공방어시스템(PAAMS)을 장착하고 있다.


호라이즌급 구축함은 차세대 폐위형 마스트(AEM/S)시스템 설치로 함정의 레이더반사면적(RCS)이 감소하였고, 함정 자동화 체계 구축에 따라 승조원이 감소하였다.


그리고 모듈화 건조 방식의 적용으로 다양한 임무에 맞도록 건조가 가능하고, 건조기간이 단축되어 비용이 절감되었다.


● 주요국 함정사업 추진 동향


위에서 살펴본 주요국의 최근 함정 개발 사례를 토대로 함정사업 추진 동향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다중 임무 수행이 가능한 모듈식 설계


국외 함정사업 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은 DDG-1000 대형 사업과는 별도로, 소해함?초계함 등 기존의 여러 가지 함정을 연안전투함(LCS)으로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국도 26형 호위함으로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 가지 함정 모두 다목적 함정이다.


이러한 다목적 함정은 대기뢰전·대잠전·대함전 등 다양한 임무에 따라 모듈화된 장비의 탑재가 가능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무장시스템이 새로 개발되었을 때 기존 무장시스템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함정의 성능을 탑재장비가 좌우하는 만큼, 각국은 함정 설계 시 모듈 방식을 적용하여 추가적인 탑재장비 개발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탑재장비 장착에 따라 다양한 함정 구성이 가능하므로,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 및 기간을 아낄 수 있다.


이와 같이 최근 주요국은 미국의 연안전투함(LCS)처럼 모듈 방식을 적용하여 단일 플랫폼에 다양한 장비 탑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예산절감을 추구하고 있다.


◎ 함정의 생존성 향상


함정은 생존성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스텔스화를 하기 위해 레이더반사면적(RCS)과 적외선(IR) 신호 등을 감소시키는 흡수 물질 및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DDG-1000은 복합재료 상부구조물과 텀블홈 선형 방식을 적용하여 함정의 레이더 반사면적(RCS)과 적외선(IR) 신호를 감소시켜 생존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잠수함에서 사용하고 있는 통합전력체계(IPS)를 함정에 적용하여 소음을 줄임으로써 은밀성을 향상시켰다.


◎ 고성능의 장비 탑재


각국의 해군은 탑재장비에 대해 높은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즉, 수직발사체계(VLS)는 필수적이고, 다기능 레이더, 통합전기추진체계(IFEPS), 대공미사일과 같은 고성능의 무장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DDG-1000은 GPS 유도장치의 유도를 받아 육상을 공격하는 장사정포탄(LRLAP)이 탑재되어 있으며, 영국 45형 구축함과 이탈리아 호라이즌급 구축함은 차세대 대공방어시스템(PAAMS)으로 다기능 레이더, 수직발사체계 등이 탑재되어 있다.


◎ 경제성을 고려한 사업 추진


주요 선진국에서는 함정의 개발과 건조 시에 함정 자동화 체계의 구축을 통해 기존 함정보다 운용인원을 줄여 나감으로써 운영유지비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함정 설계 시 모듈 방식을 적용하여 다양한 임무에 맞도록 장비 탑재가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건조기간을 단축하여 비용을 절감해 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영국은 신형 함정 개발 추진 중에 당초 계획한 예산의 초과나 정부의 예산 축소로 인해, 일정 및 수량이 조정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미국의 연안전투함(LCS) 사업은 2개 업체가 2개의 선체 형상을 각각 설계 및 제작하였고, 평가의 병행 추진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일정이 지연되었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된 사업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국의 45형 구축함은 정부의 예산 삭감에 따라 당초 12척이 여섯 척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미국의 DDS-1000도 총사업비 증가에 따라 당초 32척에서 세 척으로 감소되었다.


♣ 시사점


지금까지 최근 주요국에서 함정사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함정사업 추진 시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함정뿐만 아니라 함정의 핵심 탑재장비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군의 요구성능을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과 영국 모두 다양한 임무에 필요한 장비의 탑재가 가능한 모듈식 다목적 함정을 개발하고 있는 추세이고, 탑재장비가 함정의 성능을 좌우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영국 정부에서도 함정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는데 따른 예산 증가 문제로 자동화 탑재장비가 수동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당초 계획된 함정 자동화가 제한됨에 따라 운용인원이 부족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함정사업은 개발 착수부터 전력화 때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함정 개발 초기에 탑재장비의 성능을 기존 장비에 맞추다 보면 장비의 도태 및 기술 진부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따라서 함정 탑재장비에 대한 군 요구성능을 구체화하지 않으면 함정 개발이 완료되었을 때 군의 운용개념에 맞는 장비 탑재가 제한된다.


둘째, 개발 초기에 동일한 함형으로 계획된 함정이라 하더라도, 탑재장비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함정 형태가 변경된다면 별도의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동일한 연안전투함(LCS) 사업이라 하더라도 2개 업체에 의해 다른 형태의 함정이 복수 개발되기도 하며, 예산 부족을 감안하여 LCS의 설계도면을 참고하여 소형 전투함을 별도의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선도함 추진 이후 오랜기간이 지나서 후속함 사업이 추진될 경우는 관?도급 장비의 도태에 의해 상당 부분 장비 변경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에 따라 함정 형태가 변경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도함 추진 이후 10년 이상 지난 후속함사업에 해당될 경우에는 양산사업이 아닌 배치(Batch)-I, 배치(Batch)-II 방식의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외국의 사례와 같이 함정 탑재장비가 선도함의 함형에 제한되지 않고 첨단 장비가 개발되면 바로 탑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진화적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일반 무기체계에 비해 함정은 예산규모 자체가 크고 긴 개발기간으로 총사업비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제성을 고려한 사업 추진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먼저, 향후 운용 및 정비성을 감안하여 총사업비가 적게 드는 함정 획득을 위한 설계가 필요하다.


영국의 45형 구축함 경우처럼 연료의 효율을 높이고 배기가스의 온도를 낮추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 좋은 예이다.


그리고 총사업비 규모를 고려하여 사업이 조정되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미국의 DDS-1000 사례와 같이, 개발 당시 미 감사원과 의회에서는 효율성 문제를 꾸준하게 지적해 왔고, 이에 대해 미 해군이 전력화를 지연시키고 수량을 조정하면서까지 사업을 바로잡아 갔던 것은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 맺음말


함정사업은 일반 무기체계에 비해서 사업의 특성을 이해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함정 건조사업과 탑재장비 획득사업이 병행되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해함과 통영함 같이 성능이 미달한 장비를 함정에 탑재하여 함정의 전력화가 지연되는 사례 등을 돌아볼 때 탑재장비의 문제가 함정사업 전체를 뒤흔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함정 사업의 추진에는 함정의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려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함정 획득업무가 기본적으로 복잡하고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술업무를 일관성 있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방사청 통합사업관리팀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방사청에서는 잦은 인력 변동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함정사업 추진시 비용?일정?성능을 지속적으로 모두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방사청은 인력보강, 전문성 축적 등 자구적인 노력을 전개하는 동시에 해군 전력분석시험평가단(이하 “전평단”이라 한다) 등 외부전문가로부터 긴밀한 협조를 받을 필요가 있다.


또한, 성능 미달되는 장비의 획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체와 계약 이전 시점에 제안요청서 작성, 제안서 검토, 기종 평가 등에 대해 해군 전평단으로부터 함정 설계의 기술적인 측면도 검토받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계약 이후에는 군 요구성능을 충족하는 함정의 적시 전력화를 위해서 함정 개발 진행 중에 조기 문제점을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해군, 방사청, 조선소, 장비납품업체가 의사소통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긴요하다.


끝으로, 함정사업은 일반 무기체계와 달리 장기간이 소요되고, 소나 및 전투체계 등 여러 가지 용도의 장비가 탑재되는 복잡한 사업이다.


이러한 함정사업의 특성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미국과 영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추진 중인 이 두 나라의 함정사업은 노후화된 함정 대체를 위한 사업이기는 하나, 정부의 예산 부족에 의해 함정의 수량 및 해당 탑재장비가 변경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이들 국가의 사례를 참고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도 향후 함정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군은 함정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탑재장비를 포함한 함정의 요구성능을 명확히 해야 하고, 방사청은 군 요구성능을 만족하는 함정을 적기에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 방위력개선사업(약칭 방위사업)은 연구개발사업과 구매사업으로 구분하며, 함정사업은 일반 무기체계 연구개발사업에 포함되는 함정 연구개발사업을 뜻한다.

2) 감사원. (2015. 10.). “감사결과보고서: 해군 전력증강사업 추진 실태.”

3) Ronald O’Rourke. (2015. 11.). “Navy DDG-51 and DDG-1000 Destroyer Program: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port.

4) 조석훈. (2015. 6.). “미국 국방획득 감사시스템 연구.” 감사원

본지에 실린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본 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한국국방연구원] 2017.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