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484기 김광열

[난, 달구지해병이다..12편]김포의 겨울바람

머린코341(mc341) 2015. 12. 12. 12:27

[난, 달구지해병이다..12편]김포의 겨울바람

  

 

     하루종일 나의 코뿔소에 정성을 쏟는다.

     본네트를 까고, 엔진을 깨끗히 닦는다.

 

     이렇게 신이 날수가..

     이렇게 즐거울 수가..

 

     어찌나 엔진소리가 우렁찬지 심장마져도 떨려 온다.

     이번엔 본네트를 내리고, 차 밑바닥 시다마리로 기어 들어 간다.

 

     수박통을 닦고, 쪼인트도 닦고, 밋숀도 닦고,

     엔진 시다마리에 뭍어 있는 기름때도 닦아 낸다.

 

     양손엔 기름이 범벅이다.

     그래도, 마음만은 봄 햇살이 비추는 창가의 따스함처럼 포근해져 온다.

 

     이런게 바로 소유하는 기쁨인가..

     내 마음이 파아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오후의 시간도 서서히 저물어 간다.

     어두움이 수송중대에도 깔려 온다.

 

     오후 5時쯤..

 

     위병소를 통해서 차량근무를 나갔던 중대원들이 2대, 3대, 5대,

     무리를 지어서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차량들이 부대로 귀대하기 시작한다.

 

     텅 비어있던 정비고 앞마당은 서서히 한대, 두대, 군용차량들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그 시간이면 정비반장님은 차량근무를 나갔던 해병대원들로부터

     귀대신고를 정신없이 받기 시작하신다.

 

     선임해병: "필 승! 신고합니다.

                   병장 서계환외 3명은 부평 탄약수송의 명을 받고 안전하게

                   그 임무를 수행고 안전하게 귀대하였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 승!"

     정비반장: "필 승! 그래, 수고했다.

                    차량 이상유무 확인하고, 내무실에서 휴식취하기 바란다. 이 상!"

 

     짧은 귀대신고가 끝나면, 고참 해병님들은 피곤함을 이유로 내무실로 향하시는듯 했다.

     이제 늦은 밤까지 쫄병들의 할 일은 무궁무진 했다.

 

     고참해병님들의 귀대차량을 깨끗히 청소하고, 연료도 주입하고, 내부도 청결을 유지하고,

     시다마리밑 구리스도 주입하고, 타이아 이상유무도 확인하고, 할일이 산더미다.

 

     겨울바람은 차디차게 내 온몸을 감싼다.

     손이 시려와온다.

 

     최해병: "김해병! 하루종일 뭐했나??"

     광여리: "악!! 앞으로..

                 나와 함께 할 5톤 덤프트럭을 관리했습니다."

 

     최해병: "내가 니 1기선임이니까 모르는것 있으면 물어봐라.."

     광여리: "악!! 알겠습니다."

 

     최해병: "너무 기압들지 말고 편하게 대해라.

                 니하고 나하고 얼마나 차이 난다고.. 잘 지내보자."

     광여리: "악!! 감사합니다."

 

     최해병: "우리 고참들 안보는데서 담배 한대 피우고 하자."

     광여리: "악!! 감사합니다."

 

     최해병님과 나는 세차장 한쪽 구석진곳에서 쪼그려 앉아 한라산 한개피씩을 나누어 피웠다.

     담배맛이 이렇게 맛있을수가..

 

     오후내내 긴장속에 생활해서인지 담배 피우는것마저도 잊어 버리고 있었다.

     담배 연기가 겨울바람 속으로 순간순간 사라져 버린다.

 

     손이 시려워온다.

     김포의 겨울바람은 얼마나 추우려나..

     걱정이 된다.

 

     최해병: "김해병! 얼른얼른 끝내버리자."

     광여리: "악!! 최해병님.."

 

     둘은 어둠이 짙게 내릴때까지 시다바리를 빡빡기고 있었다.

     겨울바람이 차게 느껴진다.

 
출처 : daum블로그, 광여리해병

         http://blog.daum.net/rktmaos880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