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484기 김광열

[난, 달구지해병이다..13편]김해병! 일어나란 말이야..

머린코341(mc341) 2015. 12. 12. 12:29

[난, 달구지해병이다..13편]김해병! 일어나란 말이야..    

 

     아!!

     참으로 김포의 겨울 바람은 매서운가보다.

 

     시다마리 밑을 몇시간 동안 최해병님과 기다보니 몸은 꽁꽁 언듯 동태가 된 기분이다.

     손가락이 시려온다.

 

     호호~~ 호호~~ 입김으로 손가락을 녹여본다.

     잠시 후 들려오는 당직병님의 호각소리 식사 정렬 15분 전!  식사 정렬 5분 전!!

 

     열을 맞춰서 주계(식당)로 향하는 해병 대원들의 모습들..

     내 뱃속에서는 벌써부터 꼬르륵~~ 꼬르륵~~~ 밥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언제나 변함없이 고참해병님부터 입장흐신다.

     헤헤헤헤헤헤헤헤헤.. 나는 맨 꼴랑지다.

 

     허겁지겁 밥을 국쪽으로 푸기 시작한다.

     밥이 국에서 헤엄치기 시작한다.

 

     아무런 생각도 말도 필요없이 밥이 말린 국을 입에 퍼 넣기 시작한다.

     기껏 해야 소요되는 시간이 2~3분 식사 끝이다.

 

     잽싸게 식기(츄라이)를 들고 식기 새척장으로 뛰어간다.

     뱃속에서는 소화가 되어가고 있는 걸까? 하기야 돌도 씹으면 소화될 나이인데 뭘..

 

     "식사시간도 끝나고 이젠 뭘 해야 하는 거지?" 아직도 내가 그 다음에 뭘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수송 중대에 배치받은 지도 몇일 밖엔 안됐으니까 말이다.

 

     최해병: "김해병! 밥 많이 묵었나?"

     광여리: "정신없이 묵었습니다.

                 밥이 어디로 들어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해병: "나도 불과 몇일 전에 이 곳에 왔을때도 니하고 똑같다 아이가.."

     광여리: "최해병님도 그랬습니까? 지금도 정신이 없습니다."

 

     두 해병대원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무실로 향해 걸어가고있었다.

     수송중대의 내무실 모습은 이러했다.

 

     고참해병님들은 난로(갈탄) 주위에서 전우신문, 선데이 서울, 소설책 등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계시고,

     중간 고참들은 순검에 대비해서 병기도 닦으시고, 관품함도 정리 정돈 하시고,

     쫄병들은 양 손에 쎄무워카를 들고 분주히 뛰어 다니고 있다.

 

     검정 쎄무워카에 브러쉬로 손질을 하고 숯검정을 칠하고 밑창은 칫솔로 구두약을 칠하고..

     아!! 바쁘다. 바뻐.. 정신 없이 돌아가고 있다.

 

     삑삑~~ 순검 15분전!!  삑삑~~ 순검 5분전!!

     당직병님의 호각 소리가 힘차게 들려온다.

 

 

     오늘도 순검이 무사히 끝나고,

     야간 근무 일지를 확인하니 야간 근무 시간이 밤 12時부터 새벽 2時까지이다.

 

     오늘도 쪼각잠을 자야하나 보다.

     어짜피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야간 근무이기 때문에 마음은 마찬가지 일 것이다.

 

     순검이 끝나고 고참 해병님들의 눈을 피해 모포를 얼굴에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해 본다.

     "얼마나 잤을까?" 긴장한 탓에 누군가 귓가에 소곤거리는 듯 말소리가 들려온다.

 

     "신병 일어나! 신병 일어나!"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빨간색 추리닝바람에 슬리퍼를 신고 부동자세로

      선다.

 

     어두움 탓인가? 누가 부른지는 모르겠지만, 또 다시 내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

 

     "내무실 뒤로 집합해라! 빨리 튀어나가~~"

     머릿속이 어리 둥절 해진다.

 

     이 밤에 어째서 내무실 뒤로 집합하라는 거지?

     뛰어가 보니 바로 위 선임 최해병(483기)님도 뛰어나오셨다.

 

     그 위에 482기선임도 야간 근무 복장으로 서 계신다.

     소곤소곤거리는 소리들..

 

     최해병: "(조용흐게)오늘 무슨 일 있었나?"

     광여리: "저는 쫄병이라 전혀 모르겠습니다."

 

     철해병: "(482기)야! 밥만 묵으면 집합한께 그냥 이유도 생각허들 말어.

                 무슨 해병대가 이유가 필요허다냐..

                 이것이 한 두번 이다냐?"

     광여리: "아! 아무런 이유없이 무조건 집합하는 겁니까?"

 

     실무에서 처음으로 야간 집합이 무엇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고참 해병님의 한마디..

 

     "쫄병들!! 다 집합했냐?"

 
출처 : daum블로그, 광여리해병

         http://blog.daum.net/rktmaos880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