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484기 김광열

별똥별이 꼬리를 물고 떨어진다

머린코341(mc341) 2016. 8. 14. 16:57

별똥별이 꼬리를 물고 떨어진다



     5파운드 곡갱이 자루에 맞은 엉덩이가 얼얼 해져옴을 느낀다.

     처음으로 실무에 올라와서 해병대 빳따를 맞은 느낌이 묘하게 느껴진다.

 

     오늘밤 야간 경계근무는 밤 12時부터 새벽 2時까지 이다.

     벌써 야간 경계근무를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고참 해병님들이 근무를 서고 있으니..

     1分이라도 시간을 아껴서 빨리 근무초소에 도착해야만 한다.

 

     당직사관님께 초소별로  근무보고를 하고 나서 총알같이 뛰어서 근무지로 향한다.

     고참 해병님께선 뒤에서 뚜벅뚜벅 걸어 오신다.

 

     광여리: "필승! 근무 서니라고 수고 흐셨습니다."

     고참님: "왜! 너 혼자 뛰어 오는거야?"

 

     광여리: "선임해병님이 근무를 서고 계시니까 1分이라도 빨리 교대해 드릴려고 뛰어 왔습니다."

     고참님: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런데, 신병이랑 같이 근무설 해병은 누구야?"

 

     광여리: "악! 바로 뒤에 오고 계십니다."

     고참님: "그래, 졸고있다가 당직하사관님한테 걸려서 욕얻어 먹지 말고 근무 잘서라.."

 

     광여리: "악! 알겠습니다.(조용흐게..)"

     고참님: "수고해라. 고향생각 하질말고 근무서라.."

 

     오늘밤 나와 근무를 같이 할 해병님은 479기 김영해병님이시다.

     우연히 알았는데 고향이 나랑 똑같은 전라도 분이시다.

 

     김해병: "어짜피 해병대에 지원해 왔으니까 눈치껏 군대생활 잘해야 흔다이..

                 너무 튀지도 말고, 근다고 고문관 짓거리도 흐지말고 알겄제이??"

     광여리: "악! 알겠습니다.(조용흐게..)"

 

     김해병: "잘흐나 못흐나 국방부 시계는 돈다.

                 우리는 보병이 아니니까.. 여그는 상당히 기압이 쎄드라..

                 사회에서 말흐는 기름쟁이 곤조가 상당히 심흐드랑께..

                 처음에 나도 몽끼로 대가리 많이 얻어 맞았다이.."

     광여리: "악! 명심하겠습니다.(조용흐게..)"

 

     김해병: "그라고야이..

                 남들흔테는 표시안나게 부탁흐고 싶은거 있으면 부탁해라.

                 들어줄수 있는것이믄 들어 줄랑게로.."

     광여리: "악! 알겠습니다.(조용흐게..)"

 

     고향이란 무엇인가?

     같은 하늘아래 살았다고 군대에서도 고향을 따지나 보다.

 

     마음속으로(혼자서) 내 마음은 어느새 김영해병님을 의지해 버린다.

     물끄럼이 어두운 밤 하늘을 쳐다본다.

 

     밤 하늘엔 반짝이는 별들도 무수히 떠있고 달도 참으로 밝다.

     이時間.. 고향에 계신 엄니, 아부지는 잘 계실까?

 

     누나나 형은 잘 지내고 있을까?

     송별식때에 헤어진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나 혼자서 어두운 밤 하늘에 떠있는 별들하고 속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잠시후 초소 저멀리서 후레쉬 불빛이 비춰진다.

 

     긴장감이 돌면서 마음속으로 경계태세를 유지한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암구호!

    북두...

    칠성..

 

     순찰 하사관님이 야간 경계초소를 돌고 계신다.

     야간 근무태도를 전검하려고 추우신데 말이다.

 

     순찰하사관: "어! 신병이네..

                       근무서는데 춥지? 잠이 와도 졸지말고 열심히 근무서라.."

     광여리해병: "악! 알겠습니다.(조용흐게..)"

 

     그래도,

     순찰하사관님은 우리가 고생하는 마음을 읽으시나보다. 말 한마디라도 따뜻흐게 해주고 가신다.

 

      아!

      오늘밤은 너무나도 밤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초롱초롱하게 빛이 난다.

 

      5파운드 곡갱이 자루로 맞은 엉덩이가 서서히 아파오기 시작한다.

      살찐 엉덩이지만, 아마도 파랗게 멍이 들어 있겠지?

 

     두손으로 아픈 엉덩이를 만져본다.

     아프다! 얼얼하다! 내 엉덩이가 말이다.

 

     앞으로도 원없이 맞아야 "제대"라는 말이 나오겠지?

     그날이 언제인지는 나도 모른다.

 

     오늘밤은 엄니가 보고싶다.

    고향땅이 그리워진다.

 

     밤하늘엔 별들만이 내 마음을 아는듯이 밝게 나를 비춰준다.

     별똥이 꼬리를 물며 떨어진다.

 


출처 : daum블로그, 광여리해병

         http://blog.daum.net/rktmaos88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