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역사/해병대 전통·비화

해외 출전<1편> - 구정축제를 가장한 기습공격

머린코341(mc341) 2016. 8. 28. 03:23

해외 출전<1편> - 구정축제를 가장한 기습공격

 
  청룡1호 작전을 마친 청룡부대는 1월 19일부터 투이호아 서남부의 휴송평야에서 농민들의 추수를 보호하기 위한 추수보호작전을 전개했다. 휴송평야는 길이가 140키로나 되는 광대한 평야로 그 평야에서 생산되는 연간 생산량은 약 5만 톤에 달했다. 그러므로 투이호아지구의 베트콩 사령부에서는 그 평야에 산재하고 있는 80여 부락에 2개 대대의 병력을 배치하여 군량미를 조달하고 있있다. 따라서 그 작전에는 그만큼 위험부담이 수반되고 있었다.


  한편 작전 개시 3일째가 되던 21일은 구정이었으므로 전 전선에선 쌍방 간의 합의로 20일 정오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휴전상태에 들어갔는데, 21일 새벽 1시 30분경 유독 2대대 5중대 3소대 진지에서만은 구정축제를 가장한 적의 기습공격을 받아 적지 않은 인명손실을 입었다. 그 전날(20일) 아침 중대 차단진지를 점령하기위해 중대기지를 도보로 출발했던 3소대는 약 3키로 전방에 있는 반록4부락을 거쳐 교량 건너편에 있는 목표지점에 진출할 예정이었으나 그 반록4부락에 납작한 철모를 덮어 쓴 군인들이 있는 것을 보고 부득불 그 마을 후방 약 1키로 지점의 하천을 끼고 있는 독립가옥 쪽으로 가서 임시진지를 점령하고 있던 중 자정이 지난 시각에 1분대가 배치된 북쪽으로 요란한 꽹과리소리와 징과 북소리를 내며 다가온 축제를 가장한 약 1개 중대의 적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았던 것인데, 상황이 터지자 허를 찔린 3소대 대원들은 즉각 대응을 했으나 북쪽 1분대 진지의 경기관총 사수가 부상을 입고 쓰러지는 바람에 진지 일각이 돌파를 당해 백병전이 벌어졌다.


  소대장 정우식 소위는 5중대에 배속된 4.2인치 중박격포 포대에 진내사격을 요청하여 가까스로 진내에 침투한 적을 격퇴시킬 수가 있었으나 그러한 와중에 머리에 파편상을 입게 된 소대장은 4.2인치 중박격포의 지원사격이 중단되기가 무섭게 적이 재 공격을 감행하자 상공에 명멸하고 있는 아군포의 조명탄 불빛 아래 움직이고 있는 적이 어림잡아 100명은 될 것으로 속단했던 나머지 이젠 끝장이 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소대 선임하사관 장 중사에게 "이 진지는 내가 맡겠으니 즉시 대원들을 데리고 중대본부 기지로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결국 그 명령이 화근이 된 것인진 모르나 장 중사와 동행한 약 30명의 대원들 중 7~8명은 하천을 건너가던 중 아군의 조명탄 불빛에 노출되어 적병들에게 무참하게 사살 당했다.


  그러나 부상당한 소대장 곁에 남아 있던 10여 명의 대원들은 그들 중 5~6명이 전사를 했으나 필사적으로 적과 싸워 진지를 고수함으로써 그 용감성을 국내외에 널리 떨쳤다. 그 휴전 위반사건은 국내외의 매스컴을 통해 대서특필되었는데, 공산군의 위반행위를 맹렬히 비난했던 매스컴들은 하나 같이 진지를 고수한 3소대의 용감성을 높이 평가하는데 인색치가 않았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傳統과 秘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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