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역사/해병대 전통·비화

해외 출전<1편> - 생사를 초월한 미군대위의 책임감

머린코341(mc341) 2016. 8. 28. 03:22

해외 출전<1편> - 생사를 초월한 미군대위의 책임감


  청룡1호 작전 기간 중 투이호아 평야 남쪽에 위치한 고산지대에서 약 2키로 떨어진 계획된 지역에 진지를 점령하여 산악지대에서 생필품의 조달과 투이호아 시와의 연락 유지를 위해 출몰하는 베트콩들을 생포하기 위한 매복전을 벌이고 있던 3대대 9중대장 성병문(成炳文) 대위는 어느 날 오후 대대본부로부터 미군 심리전반이 중대본부에 도착하여 확성기로 산악지대에 잠입해 있는 베트콩들에게 투항을 권고하기 위한 대적방송을 실시할 것이니 그들을 호위하라는 지시를 받고 20여 명의 대원을 차출하여 그들을 맞이했다.

 
  그런데 7~8명의 요원들과 함께 엠프와 확성기 등의 방송기재가 적재된 차량에 승차하여 중대본부에 도착한 미군 심리전반 책임자(미 육군대위)는 아군 지원병력의 호위 하에 방송기재를 설치할 장소(하천바닥)를 물색한 다음 반원들로 하여금 기자재를 내려 방송을 실시할 준비를 갖추게 했다.

 
  그런 연후에 월남인 여자 아나운서가 방송을 하기에 앞서 그는 마이크를 잡고 "헬로 헬로'하며 마이크의 성능 테스트를 했는데, 바로 그 때 건너 편 산기슭의 숲 속에 숨어 있던 베트콩들이 응답이라도 하듯 스피커가 설치된 곳을 향해 집중사격을 가하는 바람에 심리전반 요원들과 아군 호위병력은 급히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몸을 숨겼고, 중대본부에선 적 화력을 침묵시키기 위해 지원포를 요청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잠시 후 유도된 아군 지원포가 숲 속의 적을 강타할 때 호위병력을 지휘하고 있던 9중대의 포반장은 미군 심리전반요원들의 소고를 덜어 주기 위해 2명의 대원을 차출하여 하천 바닥에 놓여 있는 엠프와 스피커를 하천 바깥으로 철거하라는 지시를 했으나 "잠깐!"하고 외친 미군 대위 때문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그 미군 대위는 이어서 이렇게 소리를 쳤다. 즉 "그 방송기재는 나의 책임 하에 설치된 것이므로 내가 가서 가져오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포반장은 차출해 놓은 대원들로 하여금 그 미군 대위를 도와 기자재를 철거해 오도록 했다지만 전쟁터에서 보여 준 그 미군 대위의 생사를 초월한 책임감은 참으로 값진 교훈이 아닐 수가 없을 것이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傳統과 秘話' 중에서
         본 내용의 저작권은 정채호 대선배님께 있습니다. 저작권관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