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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전<1편> - 마을 노인들의 제사초청장

머린코341(mc341) 2016. 8. 28. 03:24

해외 출전<1편> - 마을 노인들의 제사초청장

 
  한편 청룡2호 작전 기간 중인 2월 10일 2대대장 오윤진 중령은 대대본부 인근 마을 촌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초청장을 받았다.


「本邑玆日恭謝神靈 敬請中在貴官及貴軍隊在邑

遇去共榮

本邑敬請」


  내용인즉슨 '오늘 이 고을에서 신령님께 제사를 올립니다. 중령 당신과 이 고을에 있는 장병들을 삼가 초청하니 같이 즐겨 주십시오.‘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초청장을 받게 된 오윤진 대대장은, 「多謝我大韓 貴越南人 兄弟的親善 万才」 (대단히 감사합니다. 우리 대한민국과 당신네 월남인 간의 형제적 친선이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답장을 적어 주고 제사에 참석을 하긴 했으나 혹시 그러한 행사가 적군의 사주나 조종에 의해 아군을 몰살하기 위한 음모가 개재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어서 만약 그러한 기도가 탄로날 겅우에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란 것을 사전에 경고해 주는 한편 부대에서 칠저한 대비책을 강구한 연후에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한데, 결과적으로 아무런 탈 없이 진행이 된 그 제사는 아군 장병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기름에 튀긴 돼지를 차려 놓은 제단 앞에서 회색이나 밤색 제복(祭服)들을 걸쳐 입은 고을 노인네틀이 행금과 북과 징을 번갈아 치는 가운데 제문을 읽으며 교대 교대로 수없이 절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제사는 제사에 참례한 노인네들이 수백 명이나 되어 많은 시간이 걸려서야 끝이 났다. 그리고 배례가 진행되는 도중 대대장 오윤진 중령도 제복을 빌려 입고 두 번 치고 한 박자 쉬었다가 다시 한 번 치는 북을 징을 치는 노인의 징소리에 맞추면서 실수 없이 치고 절을올렸는데, 그의 북치는 솜씨가 서툴지 않은 것이 이상스럽게 여겨졌던지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노인네들이 놀라운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한편 제사가 끝난 뒤에는 마을에서 장만한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즐겁고 흐뭇한 시간을 갖게 되어 있었으나 아군 장병들은 사당한쪽 모퉁이에서 장만하고 있는 음식물들이 께름직스럽게 여겨져 굳이 그 회식에는 참석치를 않았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傳統과 秘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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