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들의 이야기

나는야 무적해병..

머린코341(mc341) 2017. 10. 31. 07:38

나는야 무적해병..


충남 금산군 금산읍 / 전대진


제가 근무했던 해병대시절이야깁니다. 전 구타사건으로 인해 강화도에서 분초단위의 작은 섬으로 유배와 생활할 때였습니다.


강화도 에서도 배를 타고 두 시간 남짓 걸리는 민통선의 한 작은 섬이었습니다. 한참 섬 생활에 적응되어 가고 있을 때 쯤 대대장님이 바뀐다는 일이 있어 바뀔 대대장님이 우리 분초로 순찰을 오셨습니다.


나 - “필승! 상병 전대진.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대대장 - “음, 자네가 그 유명한 전해병인가?”


아마도 전대대장님께 대원들의 신상명세서를 인수인계 받고 제 전과?에 대해 알고 말씀하신 듯 했습니다. 그쯤 옆에 지나가던 집배원 아저씨가 우편물을 주셨습니다.


대대장 - “대원들 우편물인가 보지? 근데 이건 뭔가?”


대대장님이 들고 계신 우편물 한통은 다름 아닌 제가 당시 만원쯤 하는 월급과 만오천원 쯤 하는 전방생명수당을 합쳐 소년 소녀 가장에게 매월 송금하는 전표가 담긴 우편물이었습니다.


섬 생활을 하던 중 한 잡지를 보고 섬에 들어 온 후부터 매월 하는 일이었구요. 전 설명을 하자 대대장님께선 ‘어라?’ 이런 표정으로


대대장 - “섬에 들어와서 많이 바뀌었나보군. 이런 자랑스러운 일을 하다니. 섬 생활에 불편한 거 있으면 얘기해 보게. 이 대대장이 개선 할꺼 있으면 다 들어주겠네.”


저는 이때다 싶어 딸리는 근무인원으로 인해 외출이며 제때 가지 못 하는 휴가에 대해 상세히 고했습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간 ‘꼭 가고 싶습니다!’ 의 음료인 박00을 건넸습니다.


아~ 꿀물 보다 훨씬 달다며 꼭 개선시켜주겠노라 다짐하시고 다음날 다른 섬을 향해 순찰을 떠나셨습니다. 근데 정말 부임 직후부터 당연히 없는 줄 알고 지내던 외박이 섬에서도 생겼습니다.


휴가도 제날짜에, 외박자 대체 대대 지원병이 생긴 겁니다. 물론 저는 예외였구요.

이유는 제가 섬 인검을 해서 휴가도 저만 몇 달씩 미뤄지고, 또 한번은 바뀐 작전장교님이 순찰을 오셨습니다.


그 분은 그 섬 해안을 따라 한번 둘러볼 테니 시간에 맞춰 선착장에서 만나자고했습니다.

하필 그날이 너무 더워서 제가 분초에서 물을 싸들고 해안을 따라 거꾸로 돌아갔습니다.


“작전장교님~! 작전장교님~!”


벌써 몇 시간 동안 해안을 따라 순찰중인 작전장교님이 걱정이 됐습니다. 제가 거꾸로 한 시간 걸어가자 저쪽 해안쓰레기 덤불을 헤집고 오시는 작전장교님이 보였습니다.


이미 우리 둘은 땀에 절어있었습니다. 서로 마주보며 웃으며 시원하게 물 한 모금씩 들이켰습니다.


장교 - “전해병은 집이 어딘가?”

나 - “예, 충청돕니다.”

장교 - “그래? 육지에 나오면 내가 이 빛 꼭 갚지. 맛있는 식사 꼭 대접할테 니까......,”

나 - “아닙니다. 그리고 전역할 때까진 섬 못 벗어날 것 같습니다. 강화도도 섬 아닙니까?”


그렇게 웃으며 작전장교님은 순찰을 마치고 무사히 복귀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옆 대대 작전장교님이 또 순찰을 오셨습니다.


그날따라 취사병이 휴가 날이어서 제가 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경계근무를 하고 와서 다른 대원에 이발을 했구요.


또 선임 한분이 심한 여름감기에 걸려 제가 마을 보건소에 가서 약하고 주사를 가져와 선임엉덩이에 아주 그냥 내리꽂았구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와 천둥번개에 정전이 되자 저는 후임들을 데리고 비를 맞으며 발전기를 돌리고 임시로 촛불을 켰습니다.


그때 또 작전장교님이 체하셨는지 제가 그 촛불 아래서 등을 두드리고 손을 바늘로 따주었습니다. 체기가 내려갔는지 작전장교님은


장교 - “음~ 완전히 무적해병이군. 이건 내가 꼭 가서 대대장님께 보고하 지. 하하! 요즘도 이런 해병이 있다니.”


전 진짜 이런 해병이었습니다. 무얼바라고 누가보라고 한건 없었습니다. 그저 지난날을 반성하고 열심히 하면 진한 내청춘의 군 생활이 나중에 아름답게 기억되길 바라면서요.


어느덧 세월은 흘러 전역하는 날이 왔습니다. 대대장님은 자기 군 생활 중 이렇게 열심히 하고 다른 대원이나 간부들에 칭찬이 자자한 해병은 드물다며 꼭 성공하리라 믿는다며 열심히 살라했습니다. 신고를 마치고 나오자 저쪽에서 작전장교님이 걸어오셨습니다.


장교 - “전해병, 전역축하하고 열심히 살아. 그리고 이거 얼마 안 되지만 집 에 갈 때 밥이라도 사먹어.”


하시며 극구 사양하는 제 손에 3만원을 쥐어주셨습니다. 감사하단 말을 하고 지긋지긋한 이곳을 벗어나고픈 맘에 저만치 달려가는 저를 향해 누군가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장교 - “전해병~! 전해병~! 나 약속 지켰다! 1년 전에 섬에서 한 약속. 잘 살어 꼭 성공해야 돼~!”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내 마음도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지난 내 청춘은 안녕, 새로운 내 청춘을 향해 해병대여 영원하라고.


아직까지 성공은 아니지만 그 해병생활을 거울삼아 열심히 살아가는 성공을 위해 달려가는 전해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